한남역 열차사고 “외주화된 역 때문”

철도청 수도권 전철에만 25개 역
노조 “외주화 역은 안전조치 능력부족”

지난 18일 한남역 부근 철로에서 발생한 열차사고에 대해 전철역 외주화 증가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한남역 선로에서는 지난해 9월 발생한 안전사고 현장 검증 조사를 벌이던 용산경찰서 홍아무개 경장과 서울서부지검 김모 주사보가 열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해 홍 경장은 즉사했으며 김 주사보는 중태에 빠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당시 기관사에게 연락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왕십리역 운전취급자(열차출입 통제담당)를 구속했다. 사고 당시 운전취급자는 기관사에게 진입하지 말라는 연락을 취했으나 기관사는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철도노조는 한남역 전체가 외주화된 역으로 철도청 직원이 한명도 없다는 것이 근본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3일 노조에 따르면 외주화된 역, 즉 대매역의 경우 철도청 직원처럼 안전교육을 일상적으로 받지 못해 즉각적인 조치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날 사고의 경우도 철도청 직원이 있는 역이었을 경우 검경 직원들이 선로에 내려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대매역의 경우 사령실이나 기관사에게 바로 연락을 취하는 것이 불가능해 일사분란한 조치가 힘들다는 것. 이 때문에 사고 장소인 한남역이 아닌 왕십리역 관계자에게까지 책임이 돌아간 것이다. 더구나 외주화된 역의 경우 이윤추구가 우선이 돼 안전요원이 배치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철도청 관할 수도권 전철역 122개 가운데 대매소가 25개에 이르고 있으며 철도청과 각 지하철 공사는 대매소역을 계속 늘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는 “대매소가 늘어날수록 안전문제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며 “전동차 모든 역에 철도청 직원 및 안전인력을 배치해 최소한의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학태기자

ⓒ매일노동뉴스 2004.03.23 19: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