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사업장 근골격계질환 집단산재 신청
경북대병원 노동자 32명, 20일 첫 집단산재 신청키로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석희열(shyeol)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병원사업장에 근골격계 직업병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윤영규)는 경북대병원에 근무하는 노동자 32명이 20일 근로복지공단 대구경북본부에 근골격계질환을 이유로 집단산재신청을 낼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그동안 병원사업장이 근골격계질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구체적으로 집단적인 산재신청으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국가가 이들의 집단 산재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에 산재요양신청을 하는 노동자는 수술실, 병동, 외래, 중앙공급실, 방사선과 등에 근무하면서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16년 이상을 근무한 이들로, 이 가운데 28명이 허리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진단 받았다.
경북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근골격계질환에 대하여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474명 가운데 19.8%인 94명이 즉시 치료를 요하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 팔, 어깨, 목, 허리, 무릎 중 한 군데라도 증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한 달에 한번 이상 증상이 발생하는 기준'(미국의 NIOSH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이 전체 조사대상자의 81.4%인 386명에 달해 병원노동자의 건강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대병원 노조는 증상자 면담, 집단검진, 2차 정밀검진, 작업환경평가를 거친 다음 집단산재신청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산재요양을 신청하면서 현장의 공백을 우려하여 지난 14일 병원측에 미리 부서별 산재신청자 수를 알려주며 대체인력을 미리 훈련시킬 것을 공문으로 통보했다”며 “산재요양 신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해 산재신청 뒤 1주일 뒤에 요양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정상은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자신의 몸을 돌볼 수 있는 환경을 앞세울 수 없는 병원사업장의 특수성이 드러난 것으로 병원노동자의 노동환경이 심각하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며 “경북대병원 뿐 아니라 다른 사업장도 비슷할 것으로 본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내고 해결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민주노총 대구본부, 경북대병원지부와 함께 20일 오전 10시 근로복지공단 대구경북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경북대병원측은 병원노동자들의 근골격계질환을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노조에서 통보한 요양인원에 대한 대체인력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후 노사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2004/04/19 오후 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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