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장난감공장 화재로 숨진 188명 노동자 추모
“선진국 어린이 꿈 위해 희생된 개도국 노동자 기억”
우리나라도 2001년부터
4월 28일, 이 날이 어떻게 국제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이 됐을까.
국제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이 처음 지정된 것은 1996년이다. 당시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발전위원회’에 참석했던 국제자유노련(ICFTU) 대표들이 산재사망 노동자를 위해 촛불을 밝힌 것에서 유래했다.
당시 이들은 당시로부터 3년 전인 1993년 태국 장난감 공장에서 화재로 죽어간 188명의 노동자를 추모하는데 뜻을 모았다. “선진국 어린이들의 꿈이 담긴 장난감을 만드는데 개발도상국 노동자의 피와 죽음이 묻어있다”는 각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제자유노련은 96년 첫 행사를 계기로 전 조직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공식화시켰으며, 4월28일을 구체적인 공동행동의 날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펼쳐왔으며, 현재 유엔이 정하는 ‘국제기념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이날을 법적으로 산재노동자 추모의 날로 정한 나라는 10개국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노동·시민사회운동단체가 4월을 ‘노동자건강권 쟁취의 달’로 정하고 해마다 다양한 사업들을 펼쳐왔다. 한국노총은 2000년 7월 보라매공원에 산재희생자 위령탑을 세운데 이어, 같은 해 국제자유노련 권고에 따라 4월28일을 산재노동자의 날로 지정하고, 2001년부터 매년 4월28일 산재노동자의 날 행사를 갖고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민주노총은 1988년 15살 문송면 군이 수은중독으로 사망한 후 매년 7월을 ‘산재추방의 달’로 정해왔다가 2002년부터 4월을 산재추방운동 기간으로 정했다. 올해는 28일 전국 동시다발로 노동부 앞에서 ‘근골격계-중대재해 대책마련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한편 노동건강연대는 국제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27일 논평을 내고 “더 이상 기업의 이윤을 위하여 노동자의 생명이 희생될 수 없으며,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은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노동자의 권리”라며 “기업의 살인행위를 예방하고 노동자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감시와 감독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