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정규직 전환과정 혼선
일부 공정만 계약직 전환…노조, 근로계약서 작성 거부
지난달 29일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사내하청노동자 282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던 금호타이어 노사가 정규직 전환 시기와 처우를 두고 논란을 빚고 있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합의 전에 이미 정규직으로 전환된 128명 이외에도 나머지 154명을 ‘즉시’ ‘직접’ 고용하기로 했지만 지난 12일에야 ‘계약직 근로계약서’를 배포하고 그것도 일부 공정에만 배포했다는 것이다. 계약직 채용을 위한 안내문 내용을 살펴보면 계약기간은 올해 4월29일부터 1년으로 되어 있으며 임금지급 기준은 ‘갑(금호타이어)이 정한 바에 따른다’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비정규직노조(위원장 홍성호)는 “지난 정규직노조와 합의한 비정규직 관련 합의서를 보면 직접 고용한 인원의 근로조건은 2004년 임단협에서 논의하기로 했는데 이어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노조는 정규직으로 전환된 하청노동자들의 하청근무 경력을 근속년수로 인정해 줄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이번 정규직노조의 임단협 교섭에서 요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사 쪽은 지난 3월 1차로 정규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에게 지급된 임금을 정규직 신입사원 수준으로 책정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노조는 “7~8년간 금호타이어에서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해온 노동자들이 대부분인데 근속기간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당초 약속한 대로 임단협 교섭을 통해 처우를 논의해야 하며 선별적 근로계약서 체결을 그만두고 일괄적으로 직접고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이에 따라 당분간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할 방침이다.
한편 노조는 “지난 2월 80여명을 금호타이어가 불법파견으로 사용한 혐의로 재진정을 냈으나 아직 노동청의 판정이 나지 않았다”면서 조속한 행정조치를 요구하며 14, 15일 이틀동안 광주지방노동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김경란 기자(eggs95@labo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