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여수의 YNCC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유해물질 조사와 중대사고 대응을 위한 노동자 사업단』의 두 번째 모임이 열렸다.
여수산단에 있는 사업장들이 어떤 식으로 원료를 가져다가 반응을 거쳐 생산품을 만드는지 검토하였다. 먼저 회사 홈페이지에 있는 공정설명 자료들을 참고하여 공정의 흐름을 그려보았다. 엘지정유에서 만들어지는 나프타는 YNCC, LG석유화학 등으로 공급되고, 다시 이것은 나프타분해 공정을 거치면서 벤젠과 같은 방향족 물질을 만드는 공정, 에틸렌과 반응시킨 후 스타이렌을 만드는 공정, LPG 가스에 있는 1,3-부타디엔 등을 추출하는 공정 등으로 이동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다시 스타이렌, 부타디엔 등은 합성수지를 만드는 KRCC로 이동하며, 한화석유화학 등에서는 에틸렌이나 프로필렌을 받아서 플라스틱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 등을 만들어 낸다. 폴리미래나 대림산업석유화학사업부, 플라스틱사업부 등에서는 역시 폴리머(합성수지)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송원물류는 이 모든 사업장에 관여하여 원료와 제품을 이동시키는 일을 하고 있었다. 위스컴은 합성수지를 가져다가 첨가제를 더 넣어 가공된 수지를 만드는 일을 한다. 한편, 바스프나 한국화인케미칼의 경우 우레탄 수지를 만들어내는 이소시아네이트를 생산하며,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염소계열 물질은 호성케맥스로 보내져서 LG화학 등이 사용하는 케미칼을 만들어내게 된다. 금호피앤비의 경우 큐멘이라는 물질로부터 페놀과 비스페놀 등의 물질을 생산한다. 복잡하기는 하지만, 여수산단은 하나의 생명체처럼 유기적으로 얽혀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사업장의 생산품은 다른 사업장의 원료가 되는 식으로 말이다.
이번 모임에 참석한 간부들은 여수산단 전체 유해물질의 분포나 단사별 유해물질 분포를 이해하기 위한 공정 흐름도를 스스로 작성할 수 있게 되었다. 공정 흐름을 이해하게 되면, 그것을 이용하여 어떤 물질이 중간에 새롭게 생성되고, 어떤 물질이 함량이 증가하는지 알 수 있다. 여수산단에 대표적 발암물질인 벤젠이나 1,3 부타디엔 같은 물질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생성되며, 함량이 증가하여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게 되는지 전체 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다.
2시간 여 모임을 마치고 평가를 통하여, 많은 동지들이 이번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상을 갖게 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자신감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것도 보였다. 이제 여수산단에서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사업단 회의는 격주로 열리며, 다음 모임은 위스컴에서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