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자본주의’ 이미지 나빠졌다
97년 이후 부정적 인식 높아져…‘빈부격차’ ‘생존경쟁’ 떠올라

최중혁 기자 쪽지보내기

하층그룹 “빈부격차 떠오른다” 제일 많아
“노조운동 매우 강경” 24.3%…젊은층 관대

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인들의 자본주의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인 것에서 부정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을 고려할 때 선진국 국민들에 비해 소득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지난 2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성균관대학교 서베이리서치센터와 삼성경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한국인의 가치지향 : 국제비교연구’라는 심포지엄에서 나왔다.

심포지엄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최숙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인의 기업관 및 경제관’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계층에 따라 자본주의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인 것에서 부정적인 것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위기 전인 1996년 조사에서 한국 사람들은 자본주의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처음으로 생각되는 이미지로 물질적 풍요(31.2%), 경제성장(20.6%)이라는 두 가지 긍정적 이미지를 떠올린 반면, 2003년 조사에서는 ▲물질적 풍요(26.8%) ▲빈부격차(22.2%) ▲생존경쟁(17.3%) ▲경제성장(16.4%) 순으로 조사돼 과거에 비해 훨씬 부정적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층의식별로 살펴보면 상층 그룹은 ‘생존경쟁’을 주요하게 떠올리는 반면, 중층 그룹은 물질적 풍요를, 하층 그룹은 빈부격차를 연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평가 △다소 강경하다(43.3%) △매우 강경하다(24.3%) △강경하지도 온건하지도 않다(16.9%) △다소 온건하다(8.4%) △매우 온건하다(0.5%) 순으로 응답해 강경하다는 평가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40~60대 연령층의 70.0% 이상이 ‘강경하다’고 평가한 반면 20대는 63.6%가 ‘강경하다’고 평가해 젊은 연령층은 상대적으로 노조 활동에 대해 관대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이명진 국민대 교수는 ‘한국인의 소득 형평성 평가에 관한 국제비교’라는 논문에서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을 고려할 때 러시아나 필리핀 사람들보다는 자신의 소득이 공정하다고 여기는 반면 일본, 미국, 노르웨이 사람들보다는 소득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최중혁 기자(jh@labornews.co.kr)

기사입력시간 : 2004.06.03 10:27:34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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