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12시경 엘지화학여수공장에서는 사내하청(진흥기업 소속) 비정규직노동자 김지훈씨가 현장 작업 도중 반응기 맨홀 뚜껑을 열던 중 반응기 내부에 남아있던 잔압에 의해 가슴에 충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엘지화학 여수나주 노동조합에서는 사고 직후 즉각 성명을 발표하였으며, 이번 사고의 책임이 원청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지난 19일 여수 공투본 조합원 결의대회에서 엘지화학 여수나주 노동조합 김영부 위원장을 만날 수 있었는데, 위원장은 이번 사고가 불법 사내하청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사망한 동지가 왜 그 작업을 해야 하는지부터 문제제기를 해야 합니다. 물론, 하청회사에도 책임은 있습니다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불법적으로 일을 시키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이 사고의 책임은 원청 회사에 있습니다. 우리 노동조합은 유가족들과 함께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며, 향후 불법적 사내하청이 발생되지 않도록 사측에 대책을 요구할 것입니다.(엘지화학 여수나주 노동조합 김영부 위원장)”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에서 산재 사망사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지난 2003년만 하더라도 금강고려화학 1명 사망, 남해화학 1명 사망, 엘지칼텍스정유 1명 사망, 엘지화학 1명 사망과 2명 부상 및 10월 호남석유의 핵산 유출사고로 인한 7명의 사상자 발생 등 사망사고는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이제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응이 시작되고 있다. 원청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연대하여 사망사고의 책임을 회피하는 원청과의 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근본적으로 불법 사내하청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람의 목숨은 애사심보다 앞선다는 것을,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숨은 같다는 것을 엘지화학 노동자들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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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노동조합 성명서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사고에 애도를 표합니다.

금일 오전 12시경 당 사업장 화치 공장에서 협력사 비정규직 노동자가 현장 작업도중 사망사고가 있었다.

비정규직 사내 하청 노동자 사망사고의 일차적인 책임은 원청사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혀 두는 바이다.

현재 각 공장 현장에는 자본의 노동 유연화 정책으로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합법적인 도급 형태를 위장하여 현장에 투입되고, 비 정규직 노동자들의 무분별한 현장투입으로 인하여 각종 유해물질과 현장의 안전 보건 문제와 각종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금일과 같은 사고는 또다시 재발 될 것이다.

사내하청도 원청 업체의 외부에서 인력이 공급되는 것이고 그 업무는 도급계약에 의하므로 용역 또는 도급의 한 유형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대부분의 사내 하청이 근로자 파견법을 비켜가기 위해 도급계약으로 위장한 불법 근로자파견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사내하청의 문제점은 더욱 심각한 상태이다. 원청회사로부터 일정한 생산업무를 도급 받아 이를 원청 회사 사업장에서 원청 회사의 생산시설을 이용하여 수행하는 경우가 사내 하청이 하는 일이다.

사내하청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은 사용자들의 생각 전환과 평등한 노동조건은 물론 차별 없는 노동정책으로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인식을 하루속히 해야 하는 것이다.

금일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해 당 노동조합 1450 여명 조합원 동지들은 고인의 명복을 엄숙히 빕니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및 사망 사고 재발 방지 차원의 대책과 사고 수습을 가족들과 원만히 합의하여 해결 할 수 있도록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04년 6월 18일

LG화학 여수.나주 노동조합 위원장 김영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