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사태후 소득은 제자리, 세금은 배나 증가”
“사회보장 혜택 OECD의 3분의 1, 실질조세부담 최악”
외환 위기 이전과 비교할 때 실질국민소득은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국민 1인당 부담하는 세금만 두 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선진국과 비교해 세금이 사회보장혜택으로 돌아오는 수준은 3분의 1도 안돼 실질 조세부담률이 오히려 선진국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1인당 조세부담액 사상 최고
21일 재정경제부가 집계한 ‘조세부담률’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지난해 국세와 지방세를 합해 국내총생산(GDP)의 20.3 %인 1백43조3천3백3억원을 세금으로 납부했다. 지난해말 우리나라 인구가 4천7백92만5천3백18명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1인 당 세금 부담액은 2백99만7백1원으로 지난 95년의 1백60만3천1백95원에 비해 거의 2배로 늘어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조세부담률은 올해부터 GDP 기준연도가 95년에서 2000년으로 바뀜에 따라 지난 2000년 19.6%, 2001년 19.7%, 2002년 19.8%등으로 변경돼 지난해 처음 20%를 돌파했다. 2000년 21.9%, 2001년 22.3%, 2002년 22.7% 등이었던 조세부담률이 올해부터 국내 총생산 산출방식이 바뀌고 기준연도를 바꿔 통계수치만 2003년 1인당 GDP 규모가 종전의 1만13달러수준에서 1만2천6백46달러로 대폭 늘어나 2003년 조세부담률이 20.3%로 됐을 뿐 실상 줄어든 것이 아니다.
OECD 평균보다 실질조세부담률 높아
또한 한국조세연구원 박형수 전문연구위원이 21일 재정포럼 6월호에 기고한 기고한 `조세부담률의 국제비교와 분석’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지출을 포함할 경우 조세부담률은 OECD 평균에 비해 최고 15.3%, 조세부담액에 사회보장성 비용을 합친 국민부담률은 최고 17.3%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위원의 이번 조사는 세금납부액과 소득수준, 사회보장지출 비중 등 국민이 조세로 납부하는 금액과 국민이 지출한 비용에서 국민개인들에게 돌아오는 혜택을 감안한 ‘국제세금비교(ITC) 지수 계산방식’에 의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복지를 위해 사용되는 예산인 사회보장지출을 제외하고 계산한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과 국민부담률은 각각 99.6으로 OECD 평균치인 100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세율추가인상보다 비과세 감면 축소 등 세제개편 필요”
그러나 1인당 GDP(국내총생산), 부양률(15세미만과 65세 이상 인구에 대한 전체 인구의 부양 부담) 등과 함께 사회보장지출 비중을 감안한 조세부담률은 OECD평균에 비해 1.0~15.3%가 높은 1백1.0~1백15.3, 국민부담률은 8.3~17.3%가 높은 1백8.3~1백17.3으로 나타났다.
박 위원은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2002년 기준 22.7%로 단순한 수치만 비교하면 OECD국가들의 평균인 27.6%에 비해 낮아 보이지만 낮은 사회보장지출 을 감안할 때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사회보장혜택은 3분1에 불과하고 소득은 절반도 안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 위원은 ” 신행정수도 건설, 국방비 증액, 농업지원 등을 위한 재원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어서 국민부담을 줄이면서 재원을 확충하려면 세율의 추가적인 인상보다는 비과세 감면 축소 등 전반적인 세제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