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가 쓰러져 숨졌다고 해도 업무와 사인의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면 업무상재해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근무중 뇌출혈로 쓰러진 직원에 대해 업무상재해를 인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회사대표 이 모씨가 산재보상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주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숨진 직원이 작업장을 정리하다가 뇌출혈이 발생했지만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데다 당시 연장근무를 하지 않았던 점 등을 보면 과로나 스트레스로 숨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씨는 재작년 5월 고객에게 양변기를 배달하고 온 뒤 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회사 직원 성 모씨에 대해 산재보험심사위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자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 39조 1항은 ‘업무수행중 뇌출혈이 발생한 근로자의 사인이 자연 발생적이라는 사실이 명백하지 않으면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는 행정청 내부규칙일 뿐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은 없다며 업무와 질병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호[sino@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