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4명 중 1명 스트레스로 병원 찾아
비정규직 10명 중 4명꼴 “더욱 심각”

김미영 기자

국내은행 직원 4명 중 1명이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병원을 찾은 경험이 있으며, 비정규직의 경우 이보다 높은 10명 중 4명이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내놓은 ‘경제위기 전후 금융산업과 노동’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5개 국내 시중은행의 직원 5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8.8%(157명)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병원을 찾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책임자급보다는 직급이 낮을수록, 또한 비정규직일수록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급별로는 차장 이상의 책임자급이 22.4%로 가장 낮았고, 과장 이하 행원 26.8%, 비정규직 38.9%로 조사돼 직급이 낮을수록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정규직의 경우 10명 중 4명이 병원을 찾을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업무별로는 콜센터와 빠른창구가 38.6%, 33.3%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기업점포가 11.4%로 가장 낮았다. 금융계 종사하는 비정규직의 90% 이상이 고객 불만사항을 처리하는 콜센터나 빠른창구에 집중돼 있다.

보고서는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의 1/3 또는 1/4에 불과한 월평균 120만원 수준”이라며 “비정규직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경제위기 이후 인력감축과 성과주의 인사관리, 영업활동 극대화 등으로 인해 은행원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비정규직의 경우 콜센터 업무의 특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더욱 높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