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여성노동자 5년만에 산재 인정
하루 300대 이상 모니터 보정작업…행정법원에서 마침내 승소
최봉석 기자
“산재로 인정받기까지 5년이 걸렸지요.”
삼성SDI 부산공장에서 하루 300대 이상 모니터 보정작업에 종사하다 산재를 당한 여성노동자 김아무개(30)씨가 행정소송에서 승소, 산업재해로 인정받게 됐다. 그는 “삼성계열사 노동자 가운데 산업재해로 인해 승소판결을 받은 첫 번째 사례”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일반노조는 “2003년 5월 근골격계 질환인 근막통증후군으로 울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신청을 낸 김씨가 서울행정법원 행정소송에서 승소, 산업재해로 인정을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이를 계기로 삼성일반노조는 직업병 당사자인 김아무개씨와 함께 99년 산재요양신청에 대해 불승인 결정을 내린 울산근로복지공단의 직무유기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그러나 합병증 등으로 인해 현재 온 몸의 경련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태. 그는 이 때문에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생각이며 구체적인 문제는 변호사와 상의한 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몸이 아파서 매일 병원에 가야하더라도 관리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이야기를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회사를 그만두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참고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삼성일반노조 한 관계자는 “초일류기업인 삼성그룹의 이면에는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인해 제조업 노동자들이 산재의 위협과 직업병에 항상 노출돼 있다”며 “산재를 당해도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받을까봐 이를 숨기고 직업병을 은폐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앞서 98년 같은 질환으로 산재요양을 신청했으나 불승인을 받았으며, 당시 회사로부터는 강제사직을 요구 받았다고 주장했다.
기사입력시간 : 2004.08.16 11:37:58 ⓒ매일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