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증가가 산재 증가 부른다
산재노동자 절반 이상 근속 6개월 미만…사망자 하루 8명꼴
조상기 기자
비정규직이 증가하면서 산해재해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산재
노동자 10명 중 6명이 1년 미만 근속자로 나타나 숙련도가 낮은 파견근로 확대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증가가 산재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산재율도 높아져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영세사업체
노동자들이 산업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노동관계법을 고쳐 파견제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여당의
법 개정안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현장에서 산재가 급속히 증가하는 등 부작용
또한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노동부가 8일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환경노동위)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산재로 사망하는 노동자가 하루 8명에 이르고 있으며, 사망자 수도
99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산재 사망자 수는 99년 2,291명(하루평균 6.28명), 2000년 2,528명(6.93명),
2001년 2,748명(7.53명), 2002년 2,605명(7.14명), 2003년 2,923명(8.01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들어 6월말까지 사망자는 1,393명(하루평균 7.74명)이었다.
산재자 수도 꾸준히 증가해 99년에는 5만5,405명이었으나 2004년에는
9만4,924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작업 숙련도가 낮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증가가 산재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 산재자 가운데 6개월 미만 근속자가 매년 절반 정도를 차지해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6개월 이상 1년 미만 노동자까지 포함할 경우 매년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사업장 재해율이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사업장 규모가 작은 영세 사업장일수록 산재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사업장에는 대부분 노조가 없거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데다 저임금 사업장인 경우가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올해 6월말 기준 전체 사업장의 평균 재해율은 0.42%이나 5인 미만 사업장은
0.78%로 평균치의 두 배 가까운 높은 재해율을 보였다. 5~9인 (0.63%)과 10~29인
사업장(0.53%)도 평균치를 웃돌았다. 30~99인은 0.36%, 100~299인 0.24%,
300~999인 0.20%를 기록했으며 1,000인 이상 사업장은 0.31%를 보여, 1,000인
이하 중소기업보다 오히려 높은 산재율을 나타냈다.
이러한 산재 증가로 지난해 연간 경제손실액은 12조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6월
현재 6조8천여억원을 기록해,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말에는 손실액이
1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입력시간 : 2004.09.08 18: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