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건설노동자 공청회 후기

29일 공청회 후기를 일주일이 지나서야 올립니다. 연휴 때문이니 용서가 되겠지요?

1. 자료집은 자료실에 있습니다. 보다 간략한 내용을 보고 싶은 분은 ‘보도자료실’에서 공청회 보도자료 보세요.

2. 건설노동자 사업은 노건연 창립을 준비하던 2001년 5월경부터 꾸준히 해왔습니다. 두 차례의 대규모 조사사업을 해서 2002년 4월과 2003년 4월에 두 번의 토론회를 진행했고요. 200만 건설노동자에 대한 최초의 조사이자, 제도권이 담당해야하는 역할을 민간이 대신하고 있다고 큰소리 뻥뻥 치면서.

3. 1차 조사사업이 건설노동자 노동보건문제의 지도를 그리고 상층단위와 문제를 공유했다면, 이번 조사는 여수라는 특정지역에서 활동력이 있는 여수건설노조와 함께 제도개선, 노조의 안전보건활동 두 목표를 가지고 진행되었습니다.

4. 서울에서 출발할 때부터 비가 와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60여명 가량의 건설노동자와 기타 지역 인사들이 참가해서 공청회는 내내 활기 찼습니다. 지역언론은 모두(엠비시, 케이비에스, 시비에스, 한겨레, 여러 군데의 라디오) 출동해서 취재를 했습니다.

5. 권영준 선생님은 일용노동자인 건설노동자의 복지와 노동안전보건 실태를 설명한 후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권영준 선생님 발제 실력의 놀라운 발전이 눈부셨고, 건설노동자 근골격계 질환의 특성이 금속의 그것과 비교되어 재미있었습니다.

6. 노건연 회원(!*)인 이철갑 선생님의 사회로 본격적인 자유토론이 시작되었습니다. “노조에서 공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중에는 엄밀히 아닌 것들이 많다. 사업주가 개별보상을 하는 것도 근기법에 의한 사업주 책임을 다한 것이므로 불법이 아니다”라는 여수지방노동사무소 보건과장의 깜짝 발언과 “여기서 산재은폐 등등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10년 전으로 돌아온 것 같다. 요즘은 절대 그런 일 없다. 사업주들 중에 산재처리를 꺼리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라는 여수산단 안전관리협의회 대표의 용감한 발언에 평생을 다치고 건강을 해치면서 일해온 건설노동자들은 분노했습니다. 투쟁 속에 만들어진 노조답게 조합원들은 당당하게 자신들이 겪고 있는 현실의 부당함과 앞으로 찾아야할 권리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7. 직업병과 관련해서는 ‘건강문제로 인한 불이익’에 대한 제기가 계속되었습니다. 이 일 계속하고 싶으면 직업병 처리로 찍히면 안된다고. 이 부분에 대한 대안과 노조의 계획이 어떤 건지 물을 때 가장 막막했습니다. 채용 신검을 평균 1년에 두 번씩은 받는 건설노동자의 건강권을 주장하려면 이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이 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8. 6시에 시작한 공청회는 9시가 다되어 갔고, 이철갑 사회자의 유도성 발언으로 “제도개선 전이라도 여수지역에서 노사협상을 통해 산업안전보건관리비에서 각출한 보건기금으로 지역 건설노동자 특수검진을 실시할 수 있겠다”라는 전원 합의의 결론도 도출했습니다. 앞으로 노조가 많이 요구하고 많이 싸워야할 것 같습니다.

9. 끝나고 밥 한그릇 먹고 자고 가라는 건설노조에게 미안해하며 야간버스 타고 서울로 왔습니다. 집에 오니 새벽 3시였나, 4시였나? 긴 하루였습니다.

10. 후속작업은 두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1) 제도개선 : 노동부 장관 면담 신청 (건설산업연맹), 항의집회
2) 여수건설노조의 활동 : 5월 중순경 회의 : 직업병 대책, 지역차원의 시범활동

11. 끝으로, 전 과정을 거의 혼자서 진행하느라 고생한 권영준 선생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마지막 일주일은 거의 집에도 못 들어가고 보고서 썼습니다. 이제 노건연은 정부에 이런 역할을 더 많이 요구하고, 노조가 활동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