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노동건강연대 제2회 정책토론회 보고
‘산재사망은 왜 기업의 살인인가?’

일시 : 2003년 6월20일 오후 7시30분
장소 : 민주노총 서울본부 교육실

참석 : 박설(산재신문), 김종민, 전수경, 신명희, 한상국(서울 지하철), 김낙준, 김은기, 이상엽(푸른영상), 김태영, 박두용, 이준희(고려대 노동법), 000(연세대 산업보건), 최은희, 강호연, 임준, 정최경희, 강문대, 백도명 이상 18명

발제1 「신자유주의 대응전략으로서 ‘기업살인’ 운동의 의의」 (임준/노동건강연대 정책국장)

최소한의 안전보건조치도 확립되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기업의 규제완화 요구는 노동운동이 그동안의 형식적인 법적 제도적 장치를 실질적인 노동자 보호장치로 만들어 나가려는 투쟁에 대한 반작용의 성격이 강하다.
자본의 통제 하에 구상과 실행이 분리되어 있는 노동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보건문제를 노동자 개인이 대처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본에 있다.
하지만, 안전보건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이 소극적(산업안전보건법의 이행)으로 해석될 경우 면피적 성격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사업주의 책임은 모든 안전보건의 책임, 노동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건강상의 책임이 사업주에게 있다는 것으로 확장되어야하고, 이를 위한 운동의 총체적 전략이 요구된다. 이의 핵심 고리가 ‘기업살인’ 운동이다.
‘기업살인’운동은 *심각한 산재 발생의 책임이 사업주에게 있음을 드러내며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어렵게 하며 *총자본의 약한 고리 중 하나라는 점에서 공세적 의미가 있으며 *안전보건 규제완화, 신자유주의 논리를 격파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는 투쟁이다.

발제2 「호주의 산업안전보건법과 기업살인법의 비교를 통한 우리나라에서의 산업안전보건범죄에 관한 특별법 제정의 가능성 모색」 (강문대/민주노총 법률원)

1) 호주 산업안전보건법과 기업살인법
산안법이 있음에도 호주에서는 기업살인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두 법은 입법목적 및 규율대상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산안법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법률이고, 기업살인법은 안전사고, 특히 사망과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법률이다. 전자가 위험범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면, 후자는 결과범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위 두 법은 서로 공존 가능한 것이다.

2) 우리나라에의 적용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형법의 업무상과실치상죄 규정으로 산재사망,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
이렇게 처벌규정이 있음에도 산업안전보건범죄를 처벌할 새로운 특별법 제정은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형법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보다 더 가중처벌할 수 있는 행위 유형을 구체화, 특정화 할 수 있어야한다.)
영미법 체계를 갖고 있는 호주의 기업살인법을 대륙법 체계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시키기는 어렵다. 물론 이것은 기업살인법의 정신과 취지를 우리 법 속에 구현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질의응답 및 토론

1. 법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질문
– 입증 책임 누가, 어떻게? 최고 책임자가 누구인가? 대기업의 경우 최고 책임자가 책임을 질 수 있나?

2. 외국에서 기업살인법 도입의 배경은 무엇인가?
– 호주의 경우 자율안전보건관리, 규제완화가 제도화된 상태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결과범 처벌 법률이 제안된 것 아닌가? –> 산안법 완화를 보완하기 위해 기업살인법 제안된 것 아니다. 기업활동에 의한 피해자 보호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공유된 것이 가장 큰 배경이다. 일반적으로 대륙법보다 영미법 체계에서 기업범죄에 대한 처벌 필요성은 더 높다.

3. ‘기업살인’ 운동은 노동자 건강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책임 소재를 명확화’하는 것이다. (조선, 건설, 공공 재해에서 노동자 당사자나 시민, 말단 관리, 하청업체에게 책임이 넘겨지는 경우 많음.)

4. 건설산업의 경우 ‘사업주’ 불분명, 사업주 처벌 수준 높이는 것의 다른 법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

5. 현장의 의견
*건설 – 기업살인법이 되면 위력적이겠다. 어떻게 운동을 만들어가야할지는 아직 막막하다.
*지하철 – 대구지하철 대형참사도 있었고, 철도도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지하철의 경우 사고가 나면 소장이 구속되는 경우 많다. 지하철(철도)의 경우 사장은 권한이 없고, 시장이 실질적 권한자이다. 지하철 같은 공기업이나 건설업은 실질적 권한자를 분명히 해서 이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다.

6. ‘기업살인’운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너무 많은 노동자가 반복해서 죽어나가는 사업장을 없애야한다라는 필요성에서 출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