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75% 보험혜택 ‘제로’
파견근로자 54% “건강 이상”
박상주기자 sjpark@munhwa.com
“보험과 퇴직금 혜택은 못받고, 아픈 곳은 더 많고….”
최근 노동계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75% 이상이
직장에서 보험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열악한 작업환경에
노출, 정규직들에 비해 각종 질병의 시달리는 비율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사·정간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파견근로자들의 경우 절반이상이
근골격계 통증과 요통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열린우리당 김형주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인 ‘비정규직 근로자의
건강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형태별로 건강수준 분포를 조사한 결과
파견근로자의 54%가 ‘건강이상’을 호소했으며, 정규직과 시간제 근로자의 경우
각각 40%, 일반임시직 36%가 신체적 이상증세를 자각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산업안전공단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2003년 12월부터 2004년 5월까지
여섯달 동안 5인이상 사업체 중 1500개 제조업체, 1000개 비제조업체(근로자
1만2739명)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체가 불편한 부위의 숫자도 파견근로자의 평균치가 0.95곳으로
조사돼 정규직 0.66곳, 시간제 0.64곳, 도급근로자 0.63곳, 일반 임시직 0.57곳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파견근로자의 36%가 고통을 호소한데 비해 정규직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4%만이 해당 통증을 자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의 연구책임자인 연세대 조명우 교수는 “이같은 조사결과는 근로자의
고용형태와 건강이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파견근로자들이 정규직에 비해 열악한 물리적 작업환경을 감내, 각종
유해인자에 의해 신체적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교수는 또 “비정규직의 다양한 근로형태중에서도 파견 근로자들이
건강측면에서 가장 위험한 고용형태임을 입증하고 있다”며 “선진국의 경우처럼
파견근로자들에 대한 국가차원의 산업보건학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직무와 관련된 근로자들의 스트레스를 지수화한 결과 파견근로자가
-0.46점으로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많이 느끼는 정규직(-0.01)에 비해 심리적
압박을 적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임시직들의 스트레스 지수는 가장
높은 0.14를 기록,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번 조사결과는
비정규직들중 산업재해·고용보험을 받는 비율이 75%, 퇴직금 및 상여금 혜택을
누리는 비율이 각각 13.8%와 13.9%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관리마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는 사실을 의미, 이들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안전망의
보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상주기자 sjpark@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