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과 생소함

우리는 살면서 우리 자신 그리고 우리 주위의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변화란 기존에 주어진 내지는 있었던 것과 다르게 보이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를 그 동안에 겪었던 변화들 위에 추가하면서 함께 엮어내는 과정이 경험이 될 것이다. 이 때 비교적 그 동안에 겪었던 변화들이 없었으면서 이에 추가되는 변화는 그 쓴맛 단맛을 잘 모르면서 말 그대로 새로운 변화일 수 있으나, 그 반대로 지금과 견주어 볼 그 동안에 겪었던 변화들이 많은 경우에는 그 변화가 생소하거나 어쩌면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변화는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으나, 나이 많은 사람에게는 생소한 경험이 되기 쉬우며, 흔히 이러한 점에서 진보와 보수를 가르기도 한다. 그러나 변화로 비롯되어 일어나는 결과로서의 감정에 지나지 않는 새로움과 생소함이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진정한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한편으로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또 다른 시각의 하나는 사회정치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전체 사회를 바라보며 집단적 개입을 우선하느냐 아니면 개인 하나 하나를 인정하며 시장에서의 선택을 존중하느냐라는 판단에 근거하기도 한다. 이러한 구분에서는 현재 발견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개인적 책임에 있어 그 경중과 우선순위에 따라 사회적, 조직적, 구조적 원인들을 우선적으로 규명하고 이에 개입하려는 진보적 시각과 이와 반대로 개인적, 행동적, 기술적 원인들을 먼저 바라보고 이에 책임을 돌리려는 보수적 시각으로 나뉘기도 한다. 그러나 변화에서 드러나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나 그 방법상의 우선순위에 따라 진보와 보수가 나뉘어 진다면 문제의 원인이나 배경에 대한 이해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단지 풀어나가는 방법만이 그 잣대가 되는 경직된 구분이 초래될 것이다.

앞서와 같이 결과에 따라 내지는 과정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아닌 다른 좀 더 근본적인 시각에서 진보와 보수를 구분할 수는 없을까? 결과나 과정이 아닌 그 이전에 원인 자체를 이해하는 폭과 그 내용이 좀 더 중요한 것은 아닐까? 좀 더 우리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상대방의 겉모습이나 해 왔던 행적이 아니라 그 출발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변화 즉 이전과 내지는 서로 간에 다름을 바라보는데 있어 자신의 위치가 아닌 다른 위치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열러짐이 있는지 아니면 단지 기존의 내지는 자신만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닫혀짐을 고수하는지에 따라 상대방의 입장에 서볼 수 있는 열려짐과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보는 닫혀짐으로 진보와 보수를 구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노건연, 노동건강연대가 이전과 달라진 모습(?), 방식(?), 내용(?)으로 자신을 내보이는 장을 갖고자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달라짐이 새롭거나 내지는 생소하기도 할 것이다. 또 한편으로 이야기되는 것들의 강조점에 대한 논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 바라는 것은 나, 우리만이 아닌 너희와 그들에 대한 열러짐이 있는 노건연으로 우리와 너희에게 비추어졌으면 한다.

백 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