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오늘 중으로 회람하여 논평부터 내고
대응책을 마련해 봅시다.
—————————————————-
[논평]노동부의 사망재해 예방대책으로는 기업의 살인 행위를 줄이기 힘들다.

노동부는 지난 6월 2일 사고성 사망재해 예방을 중심으로 사망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3월부터 노동부에서 운영되어 오고 있던 사망재해감소대책 T/F팀의 결과로서, 사망재해 다발사업 집중관리, 사망재해 예방 홍보활동 강화, 사망재해 발생사업장 제재 및 감독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일단 우리는 많이 늦은 감이 있으나 기록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산재사망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노력한 노동부의 변화를 환영한다. 우리는 이것이 그간 아무런 정책적 개입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던 심각한 산재사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라 평가한다. 그러나 내용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 전체적으로 평가해 보았을 때 방향은 제대로 잡았으나, 그것을 이루기 위한 개개의 정책수단이 미진하거나 적절하지 않다.

이러한 양상을 잘 보여주는 것이 사망재해 발생사업장 제재 및 감독 강화와 관련된 세부계획이다. 노동부는 현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되어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한 최고 처벌 수준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 원 이상의 벌금으로 상향 조정하여 사망재해 발생시 사업주를 가중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과연 이러한 법 개정으로 가중처벌되는 사업주가 있을 지 의문이라는 점에서 효과가 의심스러운 정책이기도 하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내에서도 거의 고의적 살인 행위에 가까운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산재사망 사고를 일으킨 사업주에게 최고 형량인 5년의 징역 또는 5천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 적이 없다. 그런데 과연 최고 형량을 올렸다고 그것이 부과될 수 있을까? 우리는 몇 가지 세부적인 것들이 보완되지 않는다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첫째, 형량이 높게 언도되어야 할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어, 그 기준에 해당되는 사업주에게는 법원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없이 무조건 일정 형량 이상의 처벌이 내려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기준은 고의성, 반복성, 무책임성 등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이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내에서 충족될 수 없다면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그래서 줄곧 특별법 제정을 주장해 온 바 있다. 둘째, 검찰 내에서 산재사망 사건이 공안사건이 아니라 형사사건으로 다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검찰 내에서 노사관계 사건을 주로 다루는 공안부서에서 사건을 수사하지 말고, 살인사건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이를 수사하고 기소하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검찰과 법원에 산재사망 사건과 환경 사건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여, 이러한 사건을 다루는 검사와 판사가 어느 수준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산재사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이 사업주의 책임 강화라고 생각한다. 사업주가 의식적으로 산재사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산재사망은 줄어들 수 없다. 산재사망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보다는 엄격한 제재와 감독을 행하는 방식이 효과적임은 이미 많은 연구들을 통해 증명되어 있다. 노동부는 사망재해 예방대책이 보다 실효성 있게 되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번 예방대책으로는 내년까지 현재의 사고성 산재사망 만인율을 20% 가량 감소시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다.

2005. 6. 3

노동건강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