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산재환자 우울증 못이겨 자살
“완치 안 된 산재환자 심리적 압박 보여준 사건”
근골격계 질환으로 요양치료중이던 노동자가 치료과정에서 발생한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금속노조 SJM지회 조합원 여아무개(31)씨는 지난 5일 자신이 몰던 차량을 가로수에 들이받아 사망했으나 유서를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볼 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씨는 큰누나 앞으로 쓴 유서에서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힘이 든다. 너무 힘들고 그래서 이 길을 선택했어”라고 밝혔다.
94년 입사한 여씨는 지난 2001년 목과 어깨의 근골격계 질환으로 요양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며 그 이후에도 산재, 공상 등의 형태로 치료와 복귀를 반복해왔다. 지난 4월에도 목, 어깨의 근골격계질환 요양신청을 해 재요양치료를 두달여 받았으며 같은달 허리 부분에 대한 근골격계질환 산재신청도 했으나 현재까지 승인받지 못했다.
여씨는 이 과정에서 병원과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불신과 스트레스로 고통스러워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10월에는 주요 우울증 및 정신분열증 진단까지 받은 상태였다.
이와 관련 지난달 21일 정신질환에 대한 요양신청서를 근로복지공단 안산지사에 접수했으나 아직 승인여부가 결론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금속산업연맹 관계자는 “완치가 되지 않았음에도 요양치료 강제종결로 인해 복귀하게 될 경우 노동자가 심리적 압박을 심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근골격계 업무관련성 인정기준 처리지침’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연맹은 8일 성명에서 “산재환자의 잇따른 자살사건에서 보듯이 산재환자가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심리적, 정신적 치료대책 수립과 함께 아프지 않는 노동현장을 만들 수 있는 근본적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송은정 기자 ssong@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