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질환 처리지침안’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정부 올해내 최종안 마련키로…노동·산재단체 “폐지해야”

국내에서 근골격계질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이 이의 요양신청에 대한 업무관련성 여부를 철저히 따져 승인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근골격계질환 업무상재해 인정기준 처리지침(안)’(처리지침안)을 마련하고 있어 주목된다.

“업무기인성과 업무외적요인 철저히 판단”

17일 확인한 처리지침안(수정안)에 따르면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업무관련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위험요인을 업무기인성은 물론 업무외적 요인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노동자가 업무로 인해 과도하게 사용한 결과 발병했다고 여겨지는 경우에만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업무관련성 평가원칙으로 5단계를 설정하고 있다. △증상위주 진단명이 아닌 정확한 의학적 진단명을 파악(1단계) △작업상의 발병위험요인을 확인하고 위험요인과 장해신체부위와의 연관성 확인(2단계) △작업상 발병위험요인에의 노출과 질환발생간의 시간적 관계 파악(3단계) △비직업적 원인 검토(4단계) △의학적 자문받아 승인여부 결정(5단계) 등이다. 이는 작업상 발병위험요인 등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신체부위 및 시간적 연관성 등을 확인해서 산재환자 결정이 잘못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요양의 기본원칙으로 상체 근골격계질환의 경우 통원을 원칙으로 하되 수술 및 회복기간에 한해 입원을 승인토록 하는 등 전체적으로 입원 요양을 줄이고자 했다. 또 요양시작 후 증상개선 시간이 지난 후 추가상병 신청시 자문의사협의회 자문을 받아 결정하도록 하는 등 보다 엄격하게 했다. 그밖에 질병별 처리지침에서는 신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으로 인한 질병(상지·하지·경부)과 요통으로 구분, 부위에 따른 위험요인 내지 작업을 나열하고 진단명의 특성과 내용을 설명하고 요양에 관한 해설을 담고 있다. <표 참조>

근로복지공단은 “이 처리지침은 공단직원의 실무지침으로 활용해 업무처리에 통일성 및 일관성을 유지해 공단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체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는 위험요인 내지 작업>

원인

부위 자세 동작 힘 여러원인들의
혼합 작업특성

손목 ·과도한 손목자세로 유지
·도구나 물건을 손가락으로 잡거나 손으로 쥐는 자세로 유지 ·손목, 손, 손가락의 반복동작 ·수공구 등을 고도의 힘으로 손을 사용 ·자세, 반복, 힘의 조합
·컴퓨터나 마우스 작업
·진동공구를 사용
·한랭에 폭로 ·작업과 휴식비율, 고도로 반복적으로움직일 때 휴식시간이 너무 적은 것
·과도한 직무 긴장
팔꿈치
전완 ·과도한 팔꿈치 굽힘(굴곡)
·팔꿈치를 완전히 편 상태를 유지함
·아래팔을 과도하게 뒤틀린 상태로 유지함 ·반복적인 팔꿈치와 손목움직임 ·아래팔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는 일(쥐어짜기, 손가락으로 집기 또는 손으로 수공구 작동) ·자세, 반복, 힘의 혼합
·진동 공구 사용 ·작업과 휴식 비율, 고도로 반복적으로 움직일 때 휴식시간이 너무 적은 것
·과도한 직무 긴장
어깨
상완 ·손을 몸통 뒤로 유지(폄(신전))
·손을 몸통 중심방향으로 유지(과도한 모음(내전))
·어깨를 과도하게 뒤침(외회전)시키고 유지
·팔이 지지되지 않은 채 몸의 먼 쪽으로 유지 ·손을 어깨 높이 위로 움직임
·반복적으로 팔(상지)을 움직임 ·반복적인 동작과 자세와 함께 고도의 힘을 들임 ·작업과 휴식 비율, 고도로 반복적으로 움직일 때 휴식시간이 너무 적은 것
·과도한 직무 긴장
목 ·과도한 목 굽힘
·과도한 목 폄
·목과 상체가 고정된 자세로, 휴식없이 앉아서 일하는 것
·상체를 이용하는 일을 할 때 팔 받침 없이 일하는 것 ·반복적으로 목을 폄(신전)하는 동작을 하는 것
·반복적으로 과도한 목 굽힘(굴곡) 동작을 하는 것
·반복적으로 상체 움직임을 하는 것 ·작업과 휴식 비율, 고도로 반복적으로 움직일 때 휴식시간이 너무 적은 것
·과도한 직무 긴장
하지
(다리
·발) ·바닥에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은 자세로 수행하는 작업
·바닥이 불안정하거나 경사진 곳에서 서서하는 작업
·바닥의 충격흡수가 부적절한 곳에서 서서하는 작업 ·반복적인 하지의 움직임(다리 또는 발로 페달을 밟는 작업)
·반복적인 충격(발뒤꿈치 또는 무릎을 사용하여 두드리는 작업) ·하지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는 작업(중량물을 들거나, 밀고 당기는 작업) ·자세, 반복, 힘의 혼합
· 진동공구 사용 ·작업과 휴식비율, 고도로 반복적으로 움직일 때 휴식시간이 너무 적은 것
·과도한 직무 긴장

“수정안도 요양절차 까다롭고 치료제한 여전”

이번 수정안은 당초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이 내놓은 초안에 비해 논란이 돼온 치료기간 설정 등이 제외되는 등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당초 초안은 대한의사협회의 진단서 작성지침을 참고해서 통상 1주~12주의 총 요양기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놓기까지 했다. 또한 수정안에서는 요양승인시 자문의사협의회의 판단에 상당부분 무게중심을 두기도 했으나 이 역시 일정부분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노동·산재단체들은 여전히 당초의 의도인, 기금고갈을 빌미로 산재환자와 요양기간을 줄이려는 의도는 여전하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박세민 금속산업연맹 산안국장은 “노동부 취지는 산재노동자를 꾀병환자로 몰아붙여 기금고갈 위기를 산재노동자에게 전가해서 해결하려는 것”이라며 “처리지침안 수정안 역시 산재요양 절차를 까다롭게 해서 치료를 제한하려고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처리지침안 폐기를 촉구했다.

한편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내부적으로 여러차례 근골격계질환 TF회의를 가진 데 이어 전문가회의와 의견수렴을 거쳐 수정안을 마련했으며, 앞으로 의견수렴을 더 거쳐 올해 안에 최종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연윤정 기자 yon@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