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사망’ 통계도 없다
시민단체 “매년 350명”-서울시 “거의없어”
한평수기자 pshan@munhwa.com
매년 거리에서 죽어가는 노숙자들은 얼마나 될까. 시민단체들은 매년 350여명 수준이라고 추정하고, 노숙자 숫자가 가장 많은 서울시는 공식통계는 잡지 않았지만 사망자수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21일 서울역 광장에서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등 시민·사회단체 후원으로 ‘2004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를 개최했다.
매년 동짓날을 맞아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로 네번째. 이날 서울역 앞에서는 시민단체 회원, 자원봉사자, 노숙자 등 200여명이 모여 동지팥죽 나눠먹기, 목도리 나누기, 쪽방체험, 박스집 짓기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또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 등에서는 주민등록 말소로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숙자들을 위해 주민등록 복원과 국민기초생활보장에 따른 기초생활 수급권 관련 상담이 이뤄졌다.
행사를 준비한 인의협 대표 주영수(한림대 의대)교수는 “자체 조사에 따르면 매년 350여명의 거리 노숙자들이 사고·질병 등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서울시에서는 매년 10명 이하에 불과하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노숙자에 대한 정확한 실태 및 통계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주교수는 “인의협이 지난 2002년 서울시에서 구축한 노숙자 관련자료를 통해 노숙자 1만4767명을 확인한 결과 이 가운데 주민등록 등 확인 가능한 사망자만 2001년에 21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노숙자 사망자수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사망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노숙자들이 자활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인 드롭 인 센터 ‘작은 손길’(총 30평 규모)이 23일 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에 문을 연다. 서울 종로·성북·강동·동대문 자활후견기관의 주민들이 직접 공사에 참여하고 한화건설이 건축자재와 인력을 지원했다. 드롭 인 센터는 노숙자들이 목욕과 세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갖췄으며 간식과 의류 및 각종 물품을 지원하게 된다. 또 정기적인 거리야간상담을 통해 노숙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문의 02-924-1010
한평수기자 ps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