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장갑공장에서 불이 나 기숙사에서 자고 있던 장애인 근로자 4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8일 오전 6시 30분께 경북 칠곡군 가산면 학산리 장갑 제조공장인 시온글러브에서 불이 났다.
불은 공장 2층에 있던 기숙사로 옮겨붙어 유윤성(29.대구시 동구 방촌동)씨 등 장애인 근로자 4명이 불에 타 숨졌다.
또 김모(34)씨 등 5명이 대피 과정에 부상, 영남대병원과 칠곡가톨릭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있다.
불이 날 당시 기숙사에는 유씨 등 모두 14명의 장애인이 잠을 자고 있었으나 나머지 5명은 무사히 대피했다.
이어 불은 2층 짜리 공장 건물 내부 3천900여㎡와 기계, 주차 차량 등을 태워 5억여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1시간 30여분만인 오전 8시께 진화됐다.
불을 처음 목격한 인근 공장 경비원 장복전(62)씨는 “시온글러브 공장 건물 1층현관 주변의 변압기 쪽에서 `펑’하는 소리가 난 뒤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불이 나자 소방차 18대와 소방관 등 130여명이 출동, 진화에 나섰으나 짙은 연기와 유독가스로 화재 진압과 시신 수습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이 난 시온글러브는 면장갑과 산업재해 보호용 특수장갑을 생산, 세계 각지로 수출하는 업체로 장애인 20-30명을 포함, 모두 200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으나 화재 당시에는 휴일이어서 작업을 하고 있지 않았다.
이 업체는 현대해상화재보험에 47억원(건물 17억원,기계 30억원)의 화재보험을 가입해 있다.
경찰은 이날 불이 휴일 이른 새벽 시간대에 발생했고 기숙사에 남아있던 근로자 대부분이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들이어서 신속히 대피하지 못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따라 경찰은 목격자 장씨의 말에 따라 일단 변압기 고장으로 불이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불이 날 당시 기숙사 내에 이들 14명 외에 또다른 근로자가 남아 있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또 숨진 근로자들의 시신이 불에 심하게 타 육안으로 식별이 어렵다고 판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키로 했다.
다음은 사망자 명단 △유윤성(29.대구시 동구 방촌동.정신지체 장애 3급) △이동열(26.강원도 강릉시 구정면 제비리.정신지체장애 3급) △이재훈(22.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정신지체장애 2급) △최상재(38.경북 영천시 문리동.정신지체장애 3급)
(칠곡/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