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노동자 요양치료 중 잇단 사망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산업재해를 당해 요양치료 중인 노동자들이 자살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남 거제 대우조선 소속 김남식(33)씨가 산재 요양 중 20일 여관에서 음독자살했고, 광주 금호타이어 소속 표재옥(53)씨가 조선대병원에서 치료 중 21일 아침 사망했다.
대우조선 조립2팀 소속이던 김남식씨는 허리통증으로 1997~1998년 산재요양치료를 받아왔으며, 2001년부터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아왔다. 김씨는 20일 아침 통영 한 여관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는데, 방에는 제초제가 든 병이 발견되었다. 300mg의 병이지만 약이 조금 남아 있었고, 김씨의 바지에는 약이 묻어 있었다.
김씨는 허리통증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고, 경찰은 자살로 추정하면서도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씨의 시신은 현재 통영적십자병원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고, 회사와 노동조합은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대우조선노동조합 관계자는 “고인은 산재와 관련해 법정 투쟁까지 벌인 적이 있다”면서 “회사와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인정에 인색하고 관리를 소홀히 했기에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 말했다.
대우조선 사측 관계자는 “김씨가 자살한 것으로 보여 회사로서는 안타깝다”면서 “지난해도 음독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친 적이 있고, 산재관리 차원보다는 정신분열에 의한 우발적 사고로 본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산재자 21일 아침 사망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견인차 운전원이었던 표재옥씨가 21일 아침 산재 치료 도중 사망했다. 표씨는 금호타이에서 27년간 일해 왔으며, ‘좌견관절 회전근 파열과 주완 족관절증’이란 병으로 지난 해 12월 산재 승인을 받았다. 고인은 조선대병원에서 지난 13일 목 부위 수술을 받은 뒤 입원치료 중이었다.
금호타이어노조는 “유족들에 의하면 두 번의 수술을 하면서 심적 부담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면서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으로서 책임과 회사 복귀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냈다고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21일 밝힌 성명에서 “노조는 이번 기회에 산재자의 근본적인 관리와 대책이 제대로 되고 있는 지 점검할 것”이라면서 “회사에 대해서는 관리감독과 구조적인 문제 등 전체적인 상황에 대해 확인과 점검이 있어야 하고, 책임이 있다면 엄중한 문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