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장애인 죽음 모르쇠 안돼”
시민사회단체, 강서구청장 사과 및 대책마련 촉구
지난 18일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인 장애인 주아무개씨가 강서구청 현관 셔터문에 목을 맨 채 숨진 사건과 관련해 빈곤사회연대(준), 민주노동당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2일 오후 유영 강서구청장을 면담하고 공개사과와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유의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주씨가 죽음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자체가 가난한 장애인에 대한 생활보장을 전혀 할 수 없다는 데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 수급권자에 대한 기초생활보장제도가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사무국장은 이어 “‘고인의 죽음에 강서구청의 책임이 크다’는 언론보도에 대한 강서구청의 책임회피식 태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국장은 “구청은 고인의 사생활을 거론하며, 고인을 문제가 많은 빈민 장애인으로 낙인찍고, 고인과 유족의 이름 및 주민등록번호 등 신상명세까지 유출시켰다”며 이에 대한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서울시당도 면담에 앞서 논평을 내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국회는 국민기초생활법을 시급히 개정해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다양한 가구유형을 반영해 최저생계비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은 “2000년 보건복지부에서 계측한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의 경우 최저생계비 외에 15만8천원의 생활비가 더 소요되는데, 정부는 기초생활보상자 중 중증장애 1~2급에게는 월 6만원(서울시는 9만원)의 장애수당만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며 “정부는 장애로 인해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최저생계비 계측에 반영하고, 현재 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게만 한정돼 있는 장애수당을 차상위계층에게까지 확대하라”고 주장했다.
구은회 기자 press79@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