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저소득층 학생 급식지원비 22% 삭감

지원대상 대폭 감소…지난해 3만3,400명 → 올해 2만810명

“12명의 학생이 학기초 급식지원 신청을 냈는데 이중 8명의 학생이 지원대상에서 탈락했습니다. 나라에서 무상급식은 못해줄망정, 그동안 지원받던 아이들 숫자를 줄이다니요?”

서울 ㅎ공업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박아무개 교사는 최근 서울시교육청에서 내려온 공문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교육청이 지난달 말 서울시내 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교급식 지원신청자수를 줄이도록 했기 때문이다.

박 교사는 “지난해만 해도 우리학교 전체로 볼 때 기초수급대상자와 담임추천자 400여명이 학교급식 지원대상에 포함됐는데, 올해 들어 작년의 1/3로 지원대상이 줄었다”며 “지원대상에서 탈락한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난처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급식지원 대상자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가사업이었던 급식지원사업이 올해부터 지방사업으로 바뀌면서 시교육청이 예산을 줄였기 때문이다.

실제 시교육청이 서울시내 고등학교에 배정한 올해 급식지원 대상자수는 2만810명인데, 이는 지난해 3만3,400명의 보다 62.3% 가량 감소한 수치다. 또한 시교육청이 학교급식지원을 위해 올해 편성한 예산은 212억여원인데, 이는 지난해의 273억여원보다 61억여원이 줄어든 금액이다.

이와 관련 전교조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특별예산을 편성해서라도 지원폭을 넓히라”고 촉구하면서,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아이들의 먹는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정부의 의지 부족을 꼬집었다.

구은회 기자 press79@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