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체계 발전방향 전문가 간담회
“복잡한 산재행정체계 일원화 검토해야”
‘산업안전정책심의위’ 국무총리실 이관…산안공단·근로복지공단 부분통합 제기
산업안전보건체계의 발전방향으로 분산돼 있는 산재행정체계와 법률을 일원화하고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공단이 부분적으로 통합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선한승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오후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산업안전보건TFT가 주최해 한국노동연구원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산업안전보건체계의 발전방향에 관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선 연구위원은 산업안전보건정책의 주요과제로 ‘산재행정체계의 선진화’를 제시했다. 그는 “산업안전보건부문은 5개 부처, 11개 산하기관, 18개 법률과 관련돼 있어 업계에선 중복규제를 제기하고 노동계는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한다”며 “산업안전행정의 효율화를 위해 복잡한 산업안전체계의 일원화가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현재의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노동부차관)가 부처간 조정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보고 이 위원회를 국무총리실로 이관하거나 독립된 위원회로의 운영이 검토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선 연구위원은 산업안전공단 예방조직과 근로복지공단 보상조직의 통합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사전예방과 사후보상이 연계돼야 효율적 지원서비스가 이뤄지나 지금은 사전예방은 산업안전공단이 사후보상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이원적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보험업무를 산업안전공단으로 이관해 산업안전보건체계의 일원화와 산재통계작업의 효율화를 도모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이밖에 그는 산업안전보건재정의 확충을 위해 산재예방사업에 대한 일반회계 지원확대와 산업보험기금의 일반회계 출연율 제고, 산업안전보건법·제도의 일원화를 통해 정책혼란과 중복규제 해소, 산업안전감독관 인원충원과 명예산업안전감독관제도 개선을 제시했다. 특히 고용보험의 재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중고령퇴직자를 명예산업안전감독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선 연구위원은 산업안전보건규제의 복원을 주장했다. 그는 “IMF 당시 사고발생 위험도가 높은 프레스 정기검사를 폐지한 뒤 재해가 98년 1,525건에서 2002년 2,074건으로 증가했다”며 “합리적 규제의 경우에는 복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규제중심의 산업안전보건정책에서 벗어나 전문인력을 확보해 산업안전보건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청기업과 하청기업간의 협조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선 연구위원은 “저부가가치, 고위험생산과정의 분사화 등으로 하청기업은 산재위험에 극단적으로 노출돼 있다”며 “모기업이 협력업체의 안전·보건수준을 높이는데 일정한 책임을 부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50인미만 제조업 사업장 3D 요인 제거를 목적으로 하는 클린(CLEAN)사업과 관련해 “경직적 자격요건방식을 탈피해 산재예방효과와 직결되는 사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이날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산업재해인력 재활체계 개선방향’, 박두용 한성대 교수가 ‘산업안전보건의 근로자 참여제도화’를 주제로 각각 발표에 나섰으며, 이 간담회 결과는 지난 3월24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대통령 자문기구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산업안전보건TFT 논의과정에서 참고한다는 계획이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는 5월께 산업안전보건 제도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연윤정 기자 yon@labortoday.co.kr
2005-04-21 오전 9:43:04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