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 산재승인 받고도 ‘모르쇠’
유족, 장례일정 늦추는 등 강하게 반발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현대삼호중공업 박아무개(50)씨에 대해 산업재해로 승인됐으나 회사쪽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유가족이 장례일정을 늦추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씨는 지난 2월21일 뇌출혈로 쓰러져 조선대 병원에서 두 달간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20일 결국 사망했다. 충북 음성에서 10여년간 중장비 AS업무를 해오던 박씨는 지난 2002년 회사가 중장비 사업부를 매각함에 따라 전남 영암으로 내려와 조선소에 배치돼 근무하면서 새로운 지역과 업무에 대한 적응장애와 과도한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근로복지공단 목포지사가 박씨 사망 6일째인 지난 25일 산재승인을 했으나 회사쪽은 보상과 관련한 유가족과 협의에 나서지 않고 있어 26일 현재 유가족이 장례일정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는 “박씨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회사쪽에 산재 신청을 요청했으나 산재 승인이 난 지금까지도 회사쪽은 공식입장의 표명 없이 유가족과 원만한 보상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지회는 회사쪽에 △조속한 유족 보상 △과로사 예방대책 수립 △산재날인을 거부한 책임자 문책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쪽은 “박씨의 경우 업무 중에 재해를 당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회사쪽의 과실이 크지 않지만 산재승인이 난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이라며 “하지만 유족들이 요구하는 과도한 위로금은 지급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마영선 기자 leftsun@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