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석면 함유 추정 내장재 무단 철거

△ 발암물질 무단 철거 송파구 신천동 건물 리모델링 작업현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들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내장재가 무단으로 철거된 사실이 드러나 관계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사진은 철거현장의 석면. (서울=연합뉴스)

관계당국, 해당업체 조사후 사법처리 검토

서울 중구 소공동과 송파구 신천동 등 2곳의 철거 및 건물 리모델링 작업현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들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내장재가 무단으로 철거된 사실이 드러나 관계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9일 서울지방노동청 동부사무소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옛 하나은행 전산센터 10층 건물 철거공사 현장에서 채취된 내장재 시료에서 석면이 2∼3% 검출됐으나 허가를 받지 않고 철거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져 경위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철거공사 현장은 굴지의 건설업체 P사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지어질 부지로,P사는 하청업체 S사에 철거작업 하도급을 맡긴 상태다.

서울노동청 동부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한 시민단체로부터 신고를 받고 현장조사를 통해 시료를 채취, 서울대에 분석을 의뢰했으며 지난달 28일 분석결과를 근거로 공사중지 명령과 함께 밀폐조치를 취하고 현장에 경고문을 게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8∼9일에는 서울 중구 소공동 지하상가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서 시공업체 D사측이 노동부의 사전 허가없이 석면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큰 내장재에 대한철거공사를 벌였다.

서울노동청에 이같은 사실을 신고한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 측은 “공무원들이일하지 않는 주말을 틈타 시공업체가 포클레인 5∼6대를 동원, 무단으로 철거작업을벌였고 현장에 폐석면 자재가 널려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관련 규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고 시공업체 D사 대표와 현장소장 역시 “관련 규정을 잘 몰라 평소에도 그냥 이런 방식으로 철거를 해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당시 공사 인부들이 마스크만 쓴 채 방진복 등을 착용하지 않았고 적법한 철거에 필요한 습윤화 및 고형화 작업을 하지 않은 채 철거를 진행했다는사실을 시인했다.

석면제거처리업체인 ㈜한국석면환경사업 관계자는 “해당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서울대 산업보건학교실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1% 이상의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서울노동청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공식 채취한 시료에 대한 분석결과가 지난 4일 나오기는 했으나 아직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지않아 분석결과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건축물들은 20년이 지난 노후 건축물로, 천장 마감재로 쓰이던 석고시멘트판(텍스)에는 석면이 최고 5%까지 함유돼 있어 해체ㆍ철거부터 폐기물 처리까지 당국의 허가를 받아 특별관리돼야 한다고 한국석면환경협회 관계자는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양쪽 현장 모두 공사가 상당 기간 진행돼왔기 때문에 인근 지역직장인들과 시민들이 공기 중으로 흩날린 석면 가루를 계속 들이마셨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서울노동청은 서울시 시설관리공단과 공사업체 등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를 벌여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환경부에 이 사실을 통보해 대기환경보전법 및 폐기물관리법 등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