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증명서 제출하라고?
한국까르푸, 야간업무 제외요구 임신중 노동자에 폭언까지
냉장냉동실 재고조사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임신중인 노동자에게 회사쪽이 ‘임신증명서’를 제출하라며 폭언을 휘두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6일 까르푸노조(위원장 김경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한국까르푸 부산 장림점(점장 세드릭)에서 위생사로 근무하는 박현희(가명)씨는 회사쪽이 자정 이후 냉장냉동실 재고조사 참여를 요구하자, 임신 중이므로 제외시켜 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회사쪽은 폭언을 하며 “‘임신증명서’를 제출하라”, “병원에 같이가자”며 박씨에게 수모를 줬다.
이날 회사쪽의 일방적인 폭언과 수모로 임신 7주째인 박씨는 쇼크상태로 퇴근했으며, 집에 도착하자마자 하혈을 시작, 병원 응급실로 긴급히 이송됐다. 병원에서는 박씨에게 유산을 우려, 절대적인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해 현재 휴직 중에 있다.
노조는 “지난 1일부터 박씨는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으나 원직에 복직하더라도 다시 일할 것을 생각하면 걱정부터 앞선다며 불안해하고 있다”며 “특히나 회사쪽은 이전부터 위생사를 1명으로 줄일 계획을 갖고 있어서 일자리를 잃게 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박씨가 아무 걱정 없이 쉴 수 있도록 회사쪽은 특별유급휴가를 부여해야 하며, 모든 병원비와 필요한 경비를 회사쪽이 부담해야 한다”며 “또 회사쪽은 박씨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회사쪽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부산지역 노동단체 및 여성단체와 함께 강력한 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마영선 기자 leftsun@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