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한국노총, “열사의 죽음, 정부·기업의 살인행위”
살인만행 책임자 처벌·특수고용 노동3권 보장 요구…’총력투쟁’ 전국화 방침
한국노총이 고 김태환 충주지부장의 죽음을 계기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3권 보장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투쟁을 전국화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다지고 있다. 특히 한국노총은 김 지부장의 죽음을 레미콘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대체고용까지 해 온 정부와 해당 기업에 의한 살인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내부 입장을 확정했다.
한국노총은 14일 오후 5시께 김씨의 죽음이 알려지자 백헌기 사무총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간부들이 긴급히 충주로 내려왔다. 고인의 시신이 모셔진 충주의료원에 모인 이들은 이날 오후 11시께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백헌기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고 김태환 열사 살인만행 규탄 및 특수고용직 노동3권 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합의하고 이후 대책에 대해 논의를 벌였다.
ⓒ 매일노동뉴스
이날 논의를 통해 한국노총은 숨진 김 지부장에 대해 ‘열사’의 호칭을 부여할 것에 합의했으며 투쟁을 확대키 위해 유가족들로부터 장례식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한국노총에서 이렇듯 논란 없이 ‘열사의 호칭’을 붙이고 적극적인 투쟁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으며 관계자들은 한국노총이 ‘열사투쟁’에 나서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같은 방안에 따라 한국노총은 유가족들을 보호하고 함께 장례식 절차를 밟아나갈 인원들을 구성해 배치했으며 이외에 비상대책위 산하에 조직, 대협, 홍보, 기획, 교섭, 총무위원회 등의 위원회를 두어 실무적인 역할을 배분키로 했다. 각 위원회에는 한국노총 사무총국 간부들과 함께 지역본부 및 지역 단위노조 대표자들로 구성해 중앙과 현장단위간의 협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한국노총은 15일 오전 11시 24개 산별 회원조합대표자와 전국 16개 시도지역본부의장 연석회의를 충주지역에서 열어 이같은 방안들을 전 조직적으로 결의하고 투쟁을 전국적으로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15일 이후 매일 고인이 돌아가신 현장에서 이를 규탄하는 집회를 지속적으로 벌여나가기로 했다.
백헌기 비대위원장(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정부와 재계가 힘없고 가진 것 없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결과 결국 이같은 사태가 일어나게 된 것”이라며 “고인의 뜻에 따라 특수고용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앞서 사고 현장에서 울분을 토로하며 시신 수습을 거부하던 레미콘 3사 조합원들은 오후 7시께 시신을 충주의료원으로 옮긴 후 분양소를 설치했다. 충주의료원에는 밤새 한국노총 사무총국 간부들을 비롯해 각 지역본부 및 충주지역 노동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오후 12시께 자체 집회를 열고 고인의 뜻을 받들어 살인만행 책임자 처벌과 특수고용직 노동3권 보장, 충주근로복지회관 정상화를 위해 함께 투쟁해 나갈 것을 결의키도 했다.
<1신> 파업중 노동자 사쪽 차량에 깔려 사망
김태환 한국노총 충주지부장 사쪽 고용한 레미콘 진입 막다 즉사
김태환 한국노총 충주지부장(41)이 파업 중인 레미콘 노동자들을 지원하다 사쪽에서 고용한 대체 차량에 깔려 사망하는 참변이 일어났다. 한국노총과 사건 목격자들에 따르면 14일 오후 5시께 충주에 위치한 사조 레미콘 회사 앞에서 집회를 하기 위해 기다리던 이 회사 레미콘 노동자들과 김 지부장은 사쪽이 대체 인력으로 고용한 레미콘 차량의 회사 진입을 막다가 차량에 깔려 현장에서 즉사했다.
<사진=한국노총>
이들은 김 지부장과 노동자들이 차량을 막기 위해 운전자와 회사 쪽이 고용한 용역들과 마찰을 벌이다가 김 지부장이 회사에 진입하려는 차량 앞을 막아섰음에도 운전자가 그대로 차를 몰아 사고가 발생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 지부장을 치어 사망케 한 운전자는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에는 교통경찰과 정보과 형사 등 10여명 이상의 경찰들이 있었지만 노동자들과 대체 고용된 사람들이 실랑이를 벌이며 사고가 일어나기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또한 6시 현재까지 사쪽 관계자들은 현장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은 분노를 삭이지 못해 시신을 병원으로 옮기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현장에서 곧바로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향후 계획을 논의 중이다. 현장에 있던 한 노동자는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너무나 억울하고 울분이 치솟아 오른다”며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회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무기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심정을 전했다.
이에 앞서 ‘노동자성 인정과 임단협 체결’을 촉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뒤, 충주시청 앞에서 7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충주지역 3개사 레미콘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 2시 충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청주시장을 면담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이에 따라 이들은 오후 4시30분께 집회를 마치고 시청에서 도보로 30분 거리에 있는 사조 레미콘 회사 앞에서 정리집회를 하기 위해 오후 5시부터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노총은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최선을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백헌기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즉시 구성하고 향후 대책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한국노총은 특히 이번 사건이 회사쪽이 노동자들의 파업을 무산시키기 위해 고용한 대체인력(차량)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것에 대해 더욱 충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의 발단이 결국 회사쪽이 레미콘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임단협을 거부해 왔던 것에 있는 만큼 회사쪽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목격자들에 의해 경찰 10여명이 현장에 있었음이 밝혀짐에 따라 사건을 방지하지 못한 이들에게도 그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사망한 김 충주지부장은 ‘충주시근로자종합복지관 운영 정상화’를 요구하며 청주시청 앞에서 26일째 천막농성을 벌여 왔으며 충주지역 3개 레미콘 회사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자 이들의 투쟁을 지원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