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먹으며 돋보기 들고 현장을 뛰시오”

[레이버투데이 2005-06-21 08:53]

“도시락 먹으며 노동현장을 뛰면서 돋보기 들고 산재예방 불량사업장을 제대로 감시해 주시오.” 양대노총, 민주노동당,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로 구성된 ‘산재사망 대책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산재예방관리 불량사업장 명단발표와 관련, 20일 오전 노동부를 방문해 송영중 산업안전국장에게 도시락과 돋보기를 전달하며 이같은 뜻을 밝혔다.

▲ 공동캠페인단이 송영중 노동부 산업안전국장에게 도시락과 돋보기를 전달하고 있다.
ⓒ 매일노동뉴스

공동캠페인단은 이날 “지난 2일 노동부가 산재사망발생 사업장에 대한 처벌수위를 대폭 높이고 12일 산재예방관리 불량사업장 명단을 공개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그러나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감시와 감독이 매우 중요하며, 정부는 예산과 양질의 인력을 투입해 사업장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감시, 감독기능을 대폭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캠페인단은 이날 노동부에 도시락과 돋보기를 전달하며 노동부의 최근 일련의 정책에 대해 격려를 하는 한편, 현장에 대한 구체적인 실사를 통해 미연에 산재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도시락은 책상 앞이 아닌 노동현장을 발로 뛰라는 의미로, 돋보기는 사업장 감시감독을 제대로 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 것.

이날 도시락과 돋보기를 전달한 임준 노동건강연대 대표(가천의대 교수)는 “그동안 산재의 심각성과 기업주 책임 강화가 요구돼 왔으나 노동부의 실천적 모습은 보이지 못했다”며 “그러나 최근 노동부가 조금씩 발전하고 있기에 이것이 일회적으로 끝나선 안 된다는 의미로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공동캠페인단은 이어 “현재의 연 1~2회의 불량사업장 발표 시기가 너무 늦은 감이 있으니 최대한 자주, 빠르게, 빠짐없는 공개를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용두사미로 끝나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송영중 산업안전국장은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며 “노동부도 그동안 꾸준히 산재감소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사망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답변했다.

연윤정 yon@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