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누출 신고하지 않아 피해 키워>
[연합뉴스 2005-07-16 22:07]
(여수=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16일 새벽 발생한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수산단화학공장 가스 누출사고는 회사측이 119 구조대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사고 신고가 없어 초동대응이 늦어졌으며 사고발생 지역 봉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가스 유출량이 적었음에도 가스에 노출된 환자가 많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 공장은 94년에도 비슷한 사고발생으로 3명의 근로자가 죽고 30여명이 치료를 받은 적이 있어 회사측이 이를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날 사고는 새벽 0시10분께 ODZN(의약용 정밀화학 중간제품)을 생산하는 이 공장의 중화시설에서 독가스인 포스겐이 유출돼 발생했다.
유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스누출로 이 공장 직원들은 물론 인근 다른 회사 직원들까지 구토와 두통 증세를 호소하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때가 오전 2시께로 사고가 발생한지 2시간이나 지난 뒤였지만 119 구조대와 경찰, 여수시 상황실 등에는 아무런 사고신고도 접수되지 않았다.
가스누출 사고는 여수 전남병원에 다른 환자를 옮겨주던 119 구조대원이 병원 응급실에 환자들이 몰려 있는 점을 이상히 여겨 자체 보고하면서 드러났다.
소방서 관계자는 “자체 보고마저 없었다면 사고가 발생했는지 조차 알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사고 즉시 신고가 이뤄졌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오전 2시30분께 119 구조대가 사고현장에 출동해 나머지 환자들을 이송하기 시작했으며 독가스에 누출됐던 59명의 환자들은 병원 4곳에 분산돼 치료를 받았다.
경찰도 이 즈음에 신고를 받고 뒤늦게 출동해 사고상황 조사에 나서 사고원인 분석은 물론 사고현장 봉쇄조차 제때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졋다.
경찰 관계자는 “가스누출량이 매우 적어 환자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 다행이지만 역으로 얘기하면 흘러 나온 양이 아주 작은데도 환자발생 수가 많은 것은 회사측 초기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초기에 자체적으로 환자를 옮겨 사고처리를 하려 했으며 인근 다른 공장까지 환자가 발생하는 바람에 초기 대응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betty@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