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서울 북부지사의 보상부 차장이 산업재해 노동자들에게 “산업쓰레기”라며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북부지사의 박 모 보상부 차장은 19일 지사를 방문한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소속 회원들에게 “산업쓰레기” “도끼로 대가리를 찍어버려” “거지새끼들”이라고 막말을 하고, 산업재해로 인해 오른팔을 쓰지 못하는 산재노동자에게 “각서를 쓰고 맞장을 뜨자”라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산재노동자협의회 회원들은, 경추부 탈출증 진단을 받은 산재노동자 고 아무개씨와 관련 재조사 약속을 이행하라며 북부지사를 항의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던 것.
산재노협에 따르면 산재요양신청 불승인이 난 고씨와 관련, 지난달 1일 유용하 근로복지공단 북부지사장은 김철홍 ‘건강한 노동세상’ 대표와의 면담자리에서 산재노협 소속 전문가가 참여하는 재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북부지사가 이 약속을 어긴 채 이달 8일 단독으로 현장조사를 했다고 산재노협은 밝혔다.
유용하 지사장이 재조사 약속을 했는지는 북부지사와 산재노협측의 주장이 아직까지 엇갈리고 있으나, 산재노동자 지원을 주요 업무로 하는 근로복지공단의 보상부 차장이 산재노동자에게 “산업쓰레기”라는 등의 욕설을 퍼부은 사실은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21일 성명서를 발표해 “자본이 요구하는 대로 열심히 일한 죄(?)로 인하여 신체가 불편해졌고, 이런 산재노동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목적으로 만든 기관이 바로 근로복지공단”이라며 “(이 사건은)공단이 전면 개편되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스스로 드러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산재 민원인에 대한 CC-TV와 사진촬영·유관기관 협조 등을 지시한 내부문건이 공개되고, 최근 산재노동자에 대한 재조사를 약속한 통영지사장을 직위해제하고 재조사 약속을 파기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빚고 있는 근로복지공단이 이번 사태와 관련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기사등록일 : 200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