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가공용 절삭유서 ‘피시비’ 건출

[한겨레 2005-07-25 18:21]

[한겨레]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관리에 관한 스톡홀름협약’이 발암, 생식기 장애 유발 등의 맹독성을 지닌 대표적 관리대상물질로 지정한 폴리염화비페닐(PCBs:피시비)이 금속 가공용 절삭유에서 검출됐다.
절삭유는 기계가공 공정에서 노동자들이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직접 접촉하는 물질이어서, 금속가공공장 노동자들의 발암, 생식기 장애 등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인 단병호 의원(민주노동당)과 자원순환사회연대는 25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시중에 유통중인 금속용 절삭유 2개 표본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각각 2.76ppm, 0.84ppm의 피시비에 오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한국전력의 폐변압기 절연유에 피시비가 함유된 사실이 드러난 뒤(<한겨레> 6월11일치 2면), 그 유통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진행한 것이다.

단 의원 등은 “한국전력 소유가 아닌 민간 변압기의 절연유에 대한 조사에서도 7개 표본 가운데 4개에서 최고 17.99ppm의 피시비가 검출됐다”며 “절삭유에 노출될 경우 췌장·피부·담낭·방광·소화기계 등의 암과 각종 호흡기계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은 의학계에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결과 피시비에 오염된 폐절연유는 보조 연료로도 재생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피시비가 탈 때 다이옥신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또다른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환경부는 최근 폐절연유의 불법 유통이 문제되자 전국에서 절삭유와 윤활유, 기계유 등 표본 9가지를 입수해 피시비 오염 조사를 벌이고 있다. 9개 표본 가운데 이미 분석이 끝난 1개 표본에서 피시비가 검출된 점과, 단 의원등의 분석결과 등으로 미뤄 볼 때 전체적으로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환경부 조사결과는 이달 말께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