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대기업 산업재해 숨기기 ‘급급’
배일도 의원 “사업주 실질적 처벌 강화해야”
공공기관과 대기업에서 산업재해를 숨기려다 적발된 건수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 관련 기업들의 산재은폐 건수도 상당 수 눈에 띄는 것으로 조사돼 산업재해 은폐에서도 초일류임이 드러났다.
배일도 한나라당 의원이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2003년 이후 산재은폐 적발 사업장 현황’에 따르면 산재은폐 적발 실적은 2003년 674건, 2004년 2,140건이었던 반면 올 6월말 현재 1,477건으로 반년 사이에 전년도말 대비 6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 의원은 “이처럼 작년과 올해, 산재은폐 적발이 급증한 것은 공익적 책임이 큰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산재은폐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는 데 원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산재은폐가 적발된 사업장을 보면 2003년 서울시 성북구청 12건을 비록해 영등포구청, 광주시 동구청 등 지방자치단체부터 예천우체국과 같은 정부기관은 물론 대한지적공사,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와 같은 공기업과 공공단체까지 다수 망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도 인천시청 2건, 강원도청 1건 등 지자체가 적발된 산재은폐 수가 17건에 이르며,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단체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정부기관에서도 산재은폐가 적발된 것으로 조사됐다.
배 의원은 또 “대기업의 산재은폐는 이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며 “특히 삼성은 2004년 삼성중공업이 무려 50건이 적발되는 등 산재은폐에서도 탁월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중공업(2003년 2건) 등 현대 관련 기업에서도 산재은패로 적발된 건수가 다수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2003년 두원정공이 79건, 동원금속 38건, 2004년 한진중공업 10건, STX 40건 등 대규모의 산재은폐가 적발된 사실은 이들 업체들이 조직적이고, 관행적으로 산재를 은폐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배 의원은 주장했다.
배 의원은 “IMF 전후로 산업안전보건제도 규제가 대폭 완화된 이후 정부는 산재율이 큰 변동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 산재발생건수는 200년 6만8,976건에서 2004년 8만8,874건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는 규제완화 이후 산업안전 지도감독이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특히 제도, 규정의 이완들이 산업현장에서 위험요소를 크게 증가시킨 게 사망 및 중대재해 건수가 늘어난 이유”라며, “사업주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 등을 더욱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