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잇단 붕괴사고, GS·삼성 이름이 아깝다”
[노컷뉴스 2005-10-07 14:00:37]
GS건설· 삼성건설 잇따라 사고 발생, 건설현장 사고 사망자도 해마다 증가
국내 굴지 대형 건설사들의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한때 건설현장에 일었던 안전의식이 또다시 실종되면서 건설현장의 사고 사망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6일 오전 11시 20분쯤 GS건설(구 LG건설)이 시공중인 경기도 이천시 GS물류센터 신축공사현장 2층에서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하던 중 2층 바닥 콘크리트 구조물이 무너져 내렸다.
GS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구조물 무너져
이 사고로 공사장 인부 양모씨(59) 등 9명이 숨지고 전모씨(69) 등 5명이 다치는 등 모두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2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사고가 난 물류센터는 PC공법, 즉 거푸집을 이용하지 않고 콘크리트 구조물을 붙이는 방식으로 지어지고 있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당시 크레인을 이용해 3층 천장에 설치 중이던 PC가 떨어지면서 3층 바닥을 치고 내려가 인부들이 있던 2층 바닥까지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크레인 기사 이모씨(58)가 3층 천장 위에 있던 동료 2∼3명의 무전기 지시에 따라 PC를 옮기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크레인 오작동 때문에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시공사인 GS건설과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안전 규정 위반 등 드러난 위법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GS건설(구 LG건설)은 이미 작년에도 비슷한 대형붕괴사고로 많은 인명피해를 낸 바 있다. 작년 4월 19일 밤 10시 38분쯤에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신도시 LG백화점 외벽타일 공사 중 11층 높이의 철제 지지대와 임시승강기 6대, 조립식 쇠파이프로 엮은 비계가 갑자기 인도 쪽으로 무너졌다.
이 사고로 10층에 설치된 비계 위에서 외벽타일을 제거하던 경모씨(43) 등 3명이 30여미터 아래로 떨어져 숨지고 노모씨(43) 등 1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는 철골 지지대와 비계를 연결하는 부분이 무게를 견디지 못해 끊어지면서 철골 구조물들이 잇따라 무너져 일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시공사는 GS건설의 전신인 LG건설이었다. LG건설은 이 때문에 지난 해 10월 노동부가 발표한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포함되기도 했지만 1000만원의 과징금 처분만 받는 솜방망이 제제를 받았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이천 사고의 경우) 공법의 문제는 아니다”며 “현장에서의 가벼운 실수가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부천 백화점 사고 이후 안전관리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며 “잇따르는 사고는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LG건설, 노동부가 발표한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이름 올리기도
그런가 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이 시공 중인 소양감댐 여수로 공사현장에서는 지난 3월 27일 터널 붕괴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여수로는 홍수로 댐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질 경우 방류량을 늘리기 위해 건설하는 것으로 댐의 안전성 확보에 직결되는 것이다.
당시 사고는 공사 중인 두 개의 터널 가운데 1터널 입구쪽에서 290평방미터 규모의 붕괴가 일어나면서 발생했다.
이어 17일 뒤인 지난 4월13일에는 비슷한 위치의 2터널 입구쪽 40미터 지점에서 1500평방미터 규모의 붕괴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그러나 삼성건설과 발주처인 수자원공사는 두번째 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이 넘은 5월 15일에야 전문업체에 용역을 줘 지반보강과 터널굴착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현대산업개발도 2003년 3월에 경기도 분당 ‘I-SPACEⅡ’ 신축공사 중 근로자가 사망해 과징금 1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건설현장에서 사고에 의한 사망자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561명이었던 건설현장 사고 사망자는 2003년에는 638명, 지난 해에는 660명으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올해 들어서도 지난 6월 말까지 건설현장에서의 사망자는 모두 273명으로 집계돼 건설현장의 안전사고가 좀처럼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컷뉴스 조근호기자 nocutnew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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