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 일용 노동자 잇단 발병

[한겨레 2005-11-28 23:30:32]

[한겨레] 포스코 광양제철소 공장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일용 노동자들 중 암 환자가 잇따라 발생해 직업병 인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아무개(52·광양시)씨는 89년 3월부터 광양제철소 안 사업장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8월16일 폐암(4기) 판정을 받은 뒤 지난 8월 근로복지공단 여수지사에 산재 요양신청을 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았다. 동부건설노조 관계자는 “정씨가 광양제철소 등지에서 일하면서 각종 유해물질을 과다하게 흡입해 폐암이 발생한 것으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최아무개(51·광양시)씨는 85년 광양제철소가 건립되면서 일용직 계관·용접공으로 일하다가 2003년 5월 만선신부전증이 발병해 산재승인을 요청했으나 두차례나 기각당한 뒤, 고등법원에서 업무 연관성을 입증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김아무개(50·광양시)씨도 15년 남짓 하청업체 일용 노동자로 광양제철소 등지에서 일하다가 신부전증이 발병해 근로복지공단 여수지사에 산재승인 요청을 할 계획이다.

앞서 광양제철소 공장 하청회사에서 83년부터 용접공으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지난 3월 사망한 박아무개(50)씨 유족들은 지난 5월 근로복지공단 여수지사에 업무상 재해 신청을 냈지만 아직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되지 않고 있다.

동부건설노조 관계자는 “광양제철소에서 일하는 일용직 건설 노동자들은 별다른 안전교육도 없이 작업장에 투입되기 일쑤”라며 “유해물질 성분이 수년동안 축적돼 치명적 증상이 나타나고 있어 체계적인 역학조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원청이 협력회사의 경영에 관여하지 못한다”며 “폐암으로 직업병 인정을 받은 정씨 등 협력회사 직원들의 직업병 발병 여부는 원청인 광양제철소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