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는 예방이 무엇보다 최선”
산재환자 위문 다니는 문광주 금속노련 부위원장
한국노총 금속노련은 지난 14일부터 각 지역별로 추천, 선정된 16명의 산재환자들을 방문해 위문을 하고 있다. 이 행사를 시작한 지 벌써 7년. 연말이면 사회에서는 불우이웃을 돕고 있지만 최근 한국노총 산업환경연구소에서도 산재환자 위문행사를 여는 등 노조에서는 산재환자들을 위문하고 돕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10개 지역을 다니면서 산재환자를 위로하고 있는 문광주 금속노련 상임부위원장을 26일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 부위원장은 “산재예방의 중요성과 재활치료 및 작업장 복귀까지 노조가 해야 할 일이 참 많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는 계기”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금속노련이 산재위문을 다니고 있다.
“지난 98년도부터 시작해 7년 정도 해오고 있다. 연말에 각 지역본부에서 추천된 16명의 산재환자들을 방문해 쾌유를 빌며 노련에서 기념품 등을 팔아 마련한 재정으로 소정의 위로금을 전달하고 있다. 주로 이병균 노련 위원장과 이정석 사무처장이 같이 가거나 따로 다니고 있다. 내가 올해 다닌 곳은 16개 지역 중 10개 정도다. 병원을 찾아가서 위로하고 노련이 마련한 소정의 위로금을 전달하고 오는 게 다지만 이같은 방문조차도 산재환자들은 기쁘게 생각해 준다. 그만큼 그들이 힘들고 외롭다는 뜻이지만 이들의 웃음이 환자들을 찾아갈 때마다 나에게도 힘을 주고 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산재환자가 있다면.
“대부분이 다 어렵다. 물론 그중에서도 7년째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나 산재 정도가 심해 현장 복귀마저 어려운 환자들을 볼 때가 가장 힘들다. 그럼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2년 전에 대전 동양강철노조에서 산재를 당했던 한 조합원이 있다. 감전으로 손에서 발까지 전기가 통해 팔을 쓰기가 어려운 상태에 빠졌던 사람이다. 당시 그 조합원을 방문했을 때 보기에도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겠다는 예상이 들었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그런 그 사람이 최근에 노조의 도움으로 현장에 복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나 다행스럽다는 생각에 기억에 오래 남는 사람이 됐다.”
–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다.
▲ 문광주 금속노련 부위원장
“노조가 없는 산재환자들이 사실 가장 많이 걱정된다. 물론 우리 노련이 돕고 있는 산재환자들은 산하 조직에서 추천한 사람들이고 다들 조합원이다. 이들이 산재를 당했을 때 노조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주고 보상금도 받아주고 하지만, 노조가 없는 사람들은 이같은 과정이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노련에서 이들은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금속노련에 제조업이라서 사실 노련 산하 조합원 중에도 산재환자가 많은 편이다. 적은 재정에 인력도 모자라 아직 비조합원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 그게 현실이지만 때로는 이 현실이 서글프다.”
– 산재환자들의 주로 어떤 고통들을 호소하는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재정적인 문제다. 산재가 심한 경우는 간병인이 붙어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지역에서 치료를 못해 상경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치료비는 중요하지만 가장이 직장을 잃으면서 가족이 겪어야 하는 경제적 불안감도 심하다. 특히 이후 직장에 다시 복귀할 수 없는 사람들은 이후에 대한 불안감이 무척 심하다. 그래서 ‘다시 일하고 싶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럴 때마다 재활치료는 물론 산재환자들을 직장에 복귀시키기 위해 노조가 해야 할 일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을 갖게 된다.”
– 다니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산재는 정말 없어져야 한다. 그것의 최선은 예방이다. 이후 처리를 아무리 잘한다고 하더라도 산재를 당하면 이미 돌이킬 수 없다. 장애를 입게 됨은 물론 현 지원제도로는 이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없다. 산재가 일어나는 순간 몸과 마음에 입은 상처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다음에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산재가 일어나게 됐다면 이후 치료과정은 물론 재활치료와 현장에 복귀할 때까지의 처리 절차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봉석 기자 seok@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