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시한폭탄’ 스며드는 석면 공포
[노컷뉴스 2006-01-18 15:55:29]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의뢰 석면 분석 결과 허용기준치 3배 초과 검출
연간 매출액이 10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인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주요 공장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석면이 기준치의 3배 이상 초과 검출됐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와 전남 동부지역 건설노조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 의뢰해 실시한 광양제철소 주요 공장의 석면시료 채취 분석결과 광양제철 제2, 4연속주조 공장과 광양제철 1제강 공장에서는 백석면이 정부가 정한 허용기준치를 무려 3배나 초과, 검출됐다(허용치 1%,검출치 3%).
100km 이르는 광양제철소 각종 배관 보온 덮개로 석면 사용
또 광양제철 2고로 공장에서도 기준치를 2배나 초과한 백석면이 검출되는 등 주요 공장에서 석면이 기준치의 2배에서 3배 이상 검출됐다.
이들 석면은 주로 광양제철소 내에 설치된 각종 배관의 보온을 위한 덮개로 사용되고 있으며 배관의 전체 길이는 무려 100km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 등은 이번 광양제철소의 석면시료 채취 분석은 지난 2005년 9월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의뢰해 최근 그 결과를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석면의 경우 기준치 이하라 하더라도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암은 물론 흉막 복막의 악성종양과 악성 종피증을 불러일으키는 등 인체에 치명적이어서 이미 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석면의 제조와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특히 석면은 들이마시고 나서 발병하기까지 평균 잠복기간이 38년으로, 조용한 시한폭탄으로 불리면서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주요 시설물들이 석면공포에 휩싸여 있다.
광양제철소는 지금까지 제철소 내에 석면 자재가 전혀 없다고 밝혀 온점을 감안할 때 노동자들의 건강, 보건상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문길주 부장은 “기준치 이하의 석면도 문제인데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석면이 검출됐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봐야 한다며 작업환경측정 등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광양제철소 안에는 각종 배관이 광범위하게 설치돼 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석면이 함유된 보온용 덮개로 씌워져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체에 치명적이어서 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석면의 제조와 사용 엄격히 규제
이에 대해 광양제철소측은 공장 신축 공사 당시 해당 건설회사에 비석면 자재를 사용할 것을 요구했으나 잘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광양제철소측은 제철 내에 설치된 배관 길이를 모두 더하면 100km 정도 될 것이라며 석면이 어느 곳에 얼마나 사용됐는지 확인 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992년 완공된 광양제철소는 연면적 450만평 규모로 협력업체를 포함해 1만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밀려드는 주문량을 생산하기 위해 4조 3교대로 24시간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지난 2005년 한해 동안 고부가가치 전략 제품인 자동차 강재, 고강도 열연 및 고급 API 강재 등 1718만t을 생산해 매출액 10조원에, 2조 4천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CBS광주방송 박준일/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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