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송금 재미 대신 성인오락실에 빠진 中 동포
[노컷뉴스 2006-02-27 07:43:33]
“10년간 몸 다쳐서 받은 돈 모두 오락실에서 날려 결국 자살 택했다”
최근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어 사회적 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성인 오락실들이 중국 동포 사회에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다.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모아둔 돈을 오락실에서 모두 탕진하고 자살을 선택한 동포의 사연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 시장, 일명 연변 거리라고 불리는 이 곳에서 중국 동포들의 인권을 위해 일해온 오천근씨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자신이 돌봐주던 중국 동포 한명이 산업재해로 받은 돈까지 모두 오락실에서 탕진하고 처지를 비관해 자살한 것이다.
오씨는 “몸다치고 산업재해로 받을 350만원을 빨리 처리해 달라길래 힘든 상황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돈을 챙겨 줬는데 10년동안 일해 모은 돈이랑 몸 다쳐서 받은 그 돈까지 모두 오락실에서 날려버린 것”이라며 “결국 자살했다’고 말했다.
2년전부터 성인 오락실에 빠져드는 중국 동포들이 늘어나면서 중국동포 사이에서 이와 같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힘들게 일해 한 푼 두 푼 모아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던 중국 동포들의 쌈짓돈이 한탕주의를 부추기는 성인오락실로 고스란히 새어들어가는 것이다.
연변거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중국동포는 “사람들이 일을 안하려한다”며 “한달 번 돈 한번에 날리기도 일쑤고 단골들이 와서 차비 빌려달라고 그래서 돈 빌려주면 집에 안가고 오락실로 간다”고 말했다.
100미터 남짓한 길이의 연변거리에 한 집 걸러 한 집 꼴로성인 오락실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2년 전 부터다.
정부의 불법체류 단속이 강화되면서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된 중국 동포들은하나 둘 성인오락실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환경 때문에 단속망도 피할 수 있고커피와 라면까지 제공해 주는 성인 오락실이불법 체류 중국동포들의 아지트가 된 것이다.
중국 전통 음식점들과 이색적인 분위기로 관심을 끌어오던 연변거리가 상술을 앞세운 성인오락실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CBS 노컷뉴스부 윤여진 기자 vivid@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