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프·화물기사, 학습지교사, 골프장 경기보조원까지
특수고용노동자 생존권 요구 빗발쳐
전비연 “‘특수고용직권리보장법’ 입법 압박 가할 것”
지난 6일 이승대 덤프연대 전주지회 부지회장이 운송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분신을 시도한지 6일만에 박도근 덤프연대 전북지부 홍보차장이 12일 분신을 시도하는 등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투쟁이 격화되고 있다.
덤프 기사들뿐 아니라, 화물운송노동자들도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대기업 화주들과 대치 중이다. 삼성전자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전자제품을 실어나르는 화물연대 광주지부 조합원 51명은 지난 7일 문자메시지로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이후 ‘고용안정·단협체결·적정운임보장’을 요구하며 삼성공장 정문을 차량으로 봉쇄하는 등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충북 음성 배스킨라빈스코리아 공장의 물건을 실어나르는 화물연대 배스킨라빈스분회 조합원 33명도 지난 4일 계약해지를 통보받고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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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 철회 및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시작된 학습지교사들의 투쟁도 장기화되고 있다. (주)대교가 ‘영업실적 부진’을 이유로 학습지노조 최근한 지부장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 본격화된 학습지교사들의 투쟁이 13일 현재 60일째를 맞고 있다. 지난 9일에는 노조가 법원의 가처분 판결에 따라 대교 본사 앞 천막농성장을 자진 철거할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주)대교측이 사설경비업체 직원 100여명을 동원해 임산부를 포함한 조합원과 취재진을 폭행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노조는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한 무자비한 폭력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학습지교사들의 투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대교뿐 아니라, 노조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부산의 (주)한솔교육 조합원들도 복직투쟁을 전개 중이다.
골프장 경기보조원의 조합원 자격 여부를 둘러 싼 마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전북 익산CC의 경우, (주)성원개발이 지난 2004년 2월 골프장을 인수하면서 경기보조원의 노조활동을 인정하는 내용의 기존 단협의 승계를 약속한 바 있으나, 단협 만료 기한이 다가오자 경기보조원의 노동자성을 거론하며 교섭을 거부하고, 최근에는 노조 사무실까지 압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생존권과 노조활동 보장을 촉구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투쟁이 집중되고 있으나, 올 4월 입법화가 예고됐던 ‘특수고용직관련법’에 대한 논의는 전무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3~4월 투쟁을 지원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오민규 전비연 집행위원장은 “14일 오전 민주노총특수고용대책회의를 갖고, ‘특수고용직권리보장법’의 조속한 입법을 위한 투쟁계획을 논의하는 등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은회 기자 press79@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