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노동자가 의지할 곳은 노동부
2006-03-22 오후 3:42:43 게재
소득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가정 해체는 물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이 늘고 있다. 참여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올해 국정운영의 지표로 제시했다. 양극화를 방치할 경우 나라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진 게 몸 밖에 없어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 일용직 건설현장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일당을 손에 쥐고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뿌듯해 한다. 일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크레인에서 건설자재가 떨어져 노동자가 죽어도, H빔이 쓰러져 건물이 붕괴돼 동료가 사망해도 제대로 항변조차 못한다.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인건비를 줄이라는 사업주의 요구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산재는 누군가를 제물로 삼아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고다.
건설업체 입장에서 보면 산재와 수천억원에 달하는 관급공사 수주를 연계시키는 ”재해율 감점제”는 과도한 규제일 수 있다. 경제논리로만 보면 타당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IMF이후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따른 강자생존의 논리는 양극화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사람이 죽고 사는 산재의 문제를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제논리로만 따질 수는 없다. 자유로운 기업활동도 중요하지만 나라와 제도는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를 산재로부터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
노동자가 의지할 마지막 보루는 노동부다. 노동부마저 기업의 편의를 우선한다면 그들이 믿고 의지할 곳은 과연 어디인지 이상수 장관에게 묻고 싶다.
/기획특집팀 김은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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