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고 고맙다. 10여 년 전 노동자들이 산재와 직업병에 힘없이 스러져 갈 때 「노동과건강」이 우리사회를 향해 발언하면서 노동자 건강권 운동에 불씨를 당겼다. 노동조합과 품앗이를 해가며 오늘의 노동자 건강권 운동, 노동운동을 세워 왔다. 얼마간의 단절의 역사가 있었지만 생채기 나고 휘어진 나무가 오래 가듯이 끝까지 밀고 갈 것이라 나는 믿는다. 그래서 반갑다.
우리는 자본의 신자유주의가 노동자 건강을 뿌리째 난도질하는 것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목격하고 있다.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남성보다 여성이 더욱 위기에 몰려있다는 것이 과장된 언술이 아니라는 것을 맘 아프게 경험하고 있다. 그뿐이겠는가. 치료중인 산재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도 우리 사회는 흘려 듣지도 않는다. 이렇듯 노동자의 삶이 곪아터져도 노동조합의 활동과 투쟁은 아직 날이 덜 서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여 「노동과건강」 복간이 더욱 고맙다. 주목받는 것은 애초 타인의 몫으로 양보하고 더 낮고 더 힘겨운 곳으로의 대장정을 시작하고 있다. 아직도 컴컴한 소규모사업장으로 운동의 불씨를 옮기고 노동자 건강권 투쟁의 최전선을 마다하지 않을 ‘동지’가 있어 노동자의 한쪽 어깨는 든든하다.
이제 힘차게 나아가라. 그래서 노동자 건강권 운동에 활력을 넣어주는 싱싱한 불길이 오르도록 풀무질을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