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앉은뱅이병 예견된 일”
“3D 업종에 근무하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앉은뱅이 병은 예견된 일입니다.”
태국 여성노동자 5명의 ‘다발성 신경장애(앉은뱅이병)’를 처음 확인한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43)목사는 앉은뱅이 병이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건강관리와 안전교육 부재, 기업주의 불법체류자 약점잡기 등이 부른 예견된 결과라고 씁쓸해 했다.
앉은뱅이 병으로 진단된 경기도 화성 D사의 추언총(29.여)씨 등 태국 여성노동자 3명이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를 찾은 것은 지난해 12월 19일.
하반신에 마비증상을 보인 이들이 LCD.DVD부품 제조업체 공장에서 근무한 사실을 안 박 목사는 산재를 의심하고 이튿날 산재의료관리원 안산중앙병원을 찾아 조직검사를 받게 했다.
이어 태국어 통역 선교사를 통해 D사에 피해 노동자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같은달 22일 타라완(30.여)씨 등 2명의 하반신 마비 노동자를 설득해 같은 병원에서 검사를 받게 했다.
병원측은 지난 11일 이들 5명에게 공장에서 세척제로 쓰이는 유기용제인 ‘노말헥산(n-Hexane)’에 의한 다발성 신경장애라는 판정을 내렸다.
박 목사는 지난해 12월 11일 태국으로 돌아간 노동자 3명도 같은 증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태국여성들이 주간조는 14∼16시간, 야간조는 14시간 근무하고 한달 평균 160시간의 잔업을 하면서도 110만 원밖에 못 받았으며, 불법체류자는 45만5천원의 기본급을 받는 등 차별이 심했다”며 “열악한 근무조건에 따른 산재를 회사측이 방관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치료(6개월∼1년)가 요구되는 만큼 피해자들이 산재보험을 받을 수 있도록 요양신청과 휴업급여 신청, 장애금 신청(장애가 남는 경우) 등을 도와줄 계획이고 태국으로 돌아간 3명의 발병환자는 다시 한국으로 데려와 완치될 때까지 치료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