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사망은 기업의 살인이다” 노동절 캠페인 약평
기업살인법팀 김낙준
노동건강연대는 113주년 노동절에 맞춰 “산재사망은 기업의 살인이다” 캠페인을 벌였다.
우리는 선전물을 통해 우리의 주장을 소개했고, 배너와 피켓을 통해 선동했고, 스티커 설문을 통해 대중과 대화했다.(선전물은 기업살인게시판 / 스티커 설문 결과는 아래에 있음)
이 날 캠페인에는 11명의 회원과 대우조선노조 3명 등 무려 14명이 참가했다.
애초 부족한 인원 때문에 ‘과연 캠페인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했지만 순전히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 회원들은 많이 참가했을 뿐만아니라 몇 회원들의 적극성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 회원들의 적극성 때문에 기업살인을 쟁점으로한 거리에서의 대중 캠페인 경험이 전혀 없는 우리의 약점이 별로 드러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우리의 선전물을 대체로 열심히 읽었다. 1면의 ‘산재사망은 기업의 살인’이라는 우리의 선명한 주장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우리의 선전물은 내용에서도 돋보였다. 산재관련 다른 선전물은 다분히 감상적이었고 지엽적인 몇가지 사례를 소개하는 것에 그친 반면, ‘산재사망은 기업의 살인’ 선전물은 국제적 관점에 서 있었고 분석적이었으며 새로운 가치관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향후 제작될 기업살인법팀의 간행물도 그래야 한다. (다만, 간행물은 판매되어야 겠지만)
‘산재사망은 기업의 살인’ 선전물의 장점 때문에 한 민주노총 지역본부 간부가 지역 노동자들의 산재관련 집회에서 우리의 선전물을 뿌리겠다고 말했다. 이것이 현실로 옮겨진다면 싸우는 노동자들과 우리의 선명하고 도전적인 주장이 만나게 되는 것이다. 5월 17일(토)이나 18일(일)이 될 이 집회에 우리의 개입이 가능하다면 기업살인법팀원들( 및 회원들)의 참여를 바란다.
기업살인법팀원들의 헌신성도 캠페인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중요했다. 몇 팀원들이 퇴근 후와 휴일에 적지않은 시간을 캠페인 준비에 투자해야 했다. 이것이 가능하지 않았다면 캠페인도 가능하지 않았다. 팀원들의 창발성도 돋보였는데 비록 몇몇 아이디어가 이번에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다음 기회에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준비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도 있다. 선전물을 제작하는데 적지 않은 곤란을 겪었다. 미리 선정됐던 필자의 글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다음 번엔 이런 곤란이 없기를 바란다.
기업의 이윤 때문에 벌어지는 체계적인 살인에 맞서 전국적인 운동을 건설하기 위한 우리의 첫발은 성공적이었다. 우리 자신의 독자 행동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 우리의 주장이 노동자 운동 안에서 꽤 매력있는 주장이라는 것을 확인한 점, 기업살인에 맞선 투쟁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점에서 그렇다.
이것이 확인된 이상 우리가 주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더욱 적극성을 띄고 좀더 큰 소리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운동의 성패가 순전히 우리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럴려면 알아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많이. 이것만이 누구를 만나도 꺾이지 않을 자신감의 원천이다.
스티커 설문
[산재사망,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 2002년 2,605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습니다. 과로사의 경우 1998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산재사망의 주요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중복 선택 가능)
① 기업의 구조조정, 인력감축과 과도한 업무량 — 147명
② 안전장치와 시설 미비 — 87명
③ 정부의 안전규제 완화 및 폐지 — 41명
④ 노동자의 생명보다 자신들의 이윤을 더 중요시하는 기업의 행태 –138명
⑤ 노동자들의 부주의 — 0명
2. 2월 15일 통신장비가 없어서 7명의 철도 노동자가 열차에 치어 사망했습니다.
3월 3일 안전망조차 없어서 현대중공업 노동자가 16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4월 22일 삼호중공업 노동자가 고정되어 있어야 할 파이프에 압착당해 사망했습니다.
위 산재사망은 미리 예방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위 사건을 어떻게 보십니까?
① 단순 사망사고 — 0명
② 안전의무를 지키지 않은 기업주의 살인행위 — 199명
3. 산재사망사고가 “안전의무를 지키지 않은 기업주의 살인행위”라고 생각하신다면, 기업주에게 강력한 처벌(예 : 징역 등)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① 그렇다. — 193명
② 아니다. — 1명
③ 모르겠다. — 0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