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03년 8월8일
[올 철도 관련 주요 사고 일지]
▲2월 15일 오전 1시께 = 전북 정읍시 감곡면 호남선 감곡역 부근서 광주발 서 울행 제456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보수작업 인부 덮침, 인부 7명 사망. ▲3월 11일 오후 9시께 = 충남 서천군 종천면 지석리 철도건널목에서 서울발 장 항행 무궁화호 열차와 1t화물차 충돌, 화물차 운전사 1명 사망. ▲4월 26일 오후 3시 30분께 = 경북 청도군 화양읍 경부선 하행선 남성현역 구 내에서 대구발 마산행 제9421호 무궁화호 객차 1량 탈선. ▲5월 50일 오후 4시 45분께 = 경남 양산시 물금역 부근서 서울발 부산행 제243 호 무궁화호, 운행중 객차 6호차와 7호차 분리. ▲5월 30일 오후 1시 45분께 = 대전시 중구 오류동 호남선 하행선에서 계룡육교 상판지지용 철구조물 추락, 운행중이던 새마을호 탈선. 승객 46명 부상, 재산피해 3 4억원 발생. ▲6월 29일 오전 7시께 = 강원도 강릉시 청량동 철도건널목서 동해기관차 소속 8376호 열차와 승합차 충돌, 운전사 등 2명 중상. ▲7월 8일 오전 7시 10분께 = 대구시 수성구 사월동 경부선 서울발 부산행 제30 3호 무궁화열차가 정차중이던 제2661호 화물열차 추돌, 승객 3명 사망, 50여명 부상 추정. (대전=연합뉴스) (끝)

중앙일보 2003년 8월8일
[올해 발생한 대형철도 사고 일지]
[중앙일보] ▶2월 15일=전북 정읍 호남선 감곡역 부근. 무궁화호 열차 보수작업 인부 덮쳐 7명 사망▶3월 11일=충남 서천 철도건널목. 무궁화호 열차와 1t 화물차 충돌, 운전사 사망▶4월 26일=경북 청도 남성현역 구내. 무궁화호 객차 한량 탈선▶5월 12일=양산 호포철교 공사장. 크레인 이동 중 열차와 충돌. 1명 사망, 8명 부상▶5월 30일=대전시 중구 호남선. 계룡육교 철구조물 추락해 새마을호 탈선. 46명 부상▶6월 29일=강원도 강릉 철도건널목. 열차와 승합차 충돌, 2명 중상▶6월 30일=대전시 가수원역 구내. 역무원이 화물열차에 치여 중상

YTN 2003년 8월8일
“철도 사고 원인은 인재”
9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열차 추돌사고는 열차 운행을 관리하는 역과 기관사 등이 안전 운행과 관련한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 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철도청 사고 조사반은 당시 고모역과 경산 역 구간은 경부고속철도 운행을 위한 신호체계 공사중으로 한 개 열차만 운행이 가능한데, 고모역측에서 선행 열차가 문제 구간을 벗어나지 못했는데도 후속 열차를 운행하도록 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사고조사반은 특히 먼저 고모 역을 지나 경산 역으로 가던 화물열차는 공사중인 구간에서는 멈춰서면 안되는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뒤따르던 여객 열차도 고모역측에서 역을 통과하도록 했더라도 관련 승인 번호를 반드시 받고 운행해야 되는데도 이를 받지 않고 간 것으로 나타나 두 열차 기관사 모두 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사고 기관사 김모씨와 최모씨 그리고 고모와 경산 역 관계자를 대상으로 사고 원인을 정밀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상우 [ kimsang@ytn.co.kr ]

YTN 2003년 8월8일
고모역 통과신호 과실과 기관사 과실
[앵커멘트] 이번 열차 추돌사고는 어처구니 없게도 철도 운행과 관련한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한 탓으로 드러났습니다.
경부선 동대구 역 아래인 고모 역측에서 화물열차가 사고 구간을 벗어나지 않았는데도 무궁화 열차를 출발시켰고, 두 열차 기관사는 안전 운행과 관련한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김상우 기자 구조작업과 복구 작업이 모두 마무리돼 열차 운행이 이제 정상화됐습니다.
하지만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12시 이전에 떠난 열차의 경우 사고 여파로 도착 시간이 예정 보다 1시간 반쯤 더 걸리는 등 일부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김상우 기자,(건설교통부입니다.) 경부선이 제대로 운행되고 있는 건가요 ? [전화 리포트] 네 정시 출발 정시 도착의 완전 정상화는 아니지만, 경부선 상하행선 운행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다만 목적지까지 걸리는 도착시간이 평상 시 보다 한-2시간 더 걸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부산에서 아침 6시 50분에 떠난 새마을호 열차의 경우, 예정 보다 1시간 20분쯤 더 걸려 서울역에 12시 50분쯤 도착했습니다.
사고가 난 뒤 2시간쯤 뒤 인 오전 9시반쯤부터 고모와 경산 구간 상하행선이 11시 반쯤까지 불통됐기 때문입니다.
이 구간은 버스 30여대를 동원해 승객들을 연계 수송했었는데요.
이런 여파로 정시 출발은 했지만, 도착은 정시 도착이 아닌 1-2시간 이상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철도청은 그러나 사고 열차를 경산역에 견인하는 등 사고 구간에 대한 복구작업이 완료돼 12시 이후에 서울과 부산을 떠난 열차는 모두 정시 출발 정시 도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오늘 경부선 티켓을 예약하신 분은 예정대로 이용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철도청은 현재 김세호 청장을 중심으로 경산역에 사고 대책반을 설치해 사고 원인을 파악중인데요.
철도청은 화물열차의 경우 당시 경산 역쪽에서 정지 신호가 들어와 멈춰있었으며, 뒤를 따르던 무궁화 열차가 앞서 정지돼 있는 이 화물열차를 보고도 정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여 일단 무궁화 열차 기관사의 과실과 정지 신호 등을 제대로 전달해 주지 못한 운행 부주의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상우입니다.

[연합] 경부선서 열차추돌,50여명 사상
경부선서 열차추돌,50여명 사상(종합)
경부선 하행선 운행 전면중단
(대구=연합뉴스) 문성규.이덕기.이강일 기자
8일 오전 7시 10분께 대구시 수 성구 사월동 사월보성아파트 옆 경부선 철로(서울기점 337㎞)에서 서울에서 부산쪽 으로 달리던 303호 무궁화 열차(기관사 김기융.36)가 선로에 정차한 2661호 화물열 차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승객 3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사상자들은 대구 파티마병원과 동경병원, 성산병원, 경상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무궁화호 열차가 객차 6량으로 구성된 통근열차로 승객이 3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구조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어서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고로 무궁화 객차 1량이 탈선해 경부선 하행선 운행이 전면 중단되고 있다.
승객 최성훈(32)씨는 “열차 맨끝 1호차에 탑승하고 있었는데 동대구역을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꽝’하는 소리와 함께 승객들이 열차 의자와 벽, 바닥 등에 충돌했다”면서 “열차 밖으로 나와보니 6호차가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다”고 말 했다.
이 사고는 경산역 도착을 앞두고 신호대기를 하면서 서행으로 달리던 화물열차를 무궁화 열차가 뒤늦게 발견해 추돌사고가 난 것으로 철도청은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사고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고원인과 관련. 부기관사 최창대(35)씨는 “고모역을 지나면서 `통신식 운행’을 한다고 보고를 하고 운행하던중 갑자기 화물열차가 앞에 있어 급제동을 했으나 충돌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무궁화 열차는 김천발 부산행 열차로 동대구역을 7시 5분에 출발해 부산역에 8시 38분에 도착하는 통근열차이며 화물열차는 동대구발 순천행 열차인 것으로 알려져다.
철도청과 소방본부, 경찰은 100여명의 구조인력과 헬기 등을 현장에 투입, 승객 구조 활동을 벌이는 한편 긴급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기관사 김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동아일보 2003년 8월8일
대구 열차추돌 왜 났나…신호기는 꺼지고 교신까지 혼선
규정과 원칙이 ‘탈선’하면서 또다시 빚어진 안타까운 참사였다.
8일 아침 대구 고모∼경산 구간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의 화물열차 추돌사고는 비록 사망자가 2명에 불과했지만 철도 안전의 총체적 문제점을 드러낸 부실 그 자체였다.
▽철로를 가로막은 화물열차=경부고속철 공사로 인해 이날 사고 구간은 자동신호기가 꺼져 있었다.
역 사령실과 기관사들은 이에 따라 무선 교신을 통해 상황을 주고받으며 ‘통신식’으로 운행했다.
그러나 자동신호기가 시험작동 중이어서 꺼졌다 켜졌다 하는 사실을 화물열차 기관사 최모씨(50)는 모르고 있었다.
그는 “고모역에서 출발한 뒤 신호기가 자주 바뀌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시험 중 들어온 자동신호기를 정상신호를 혼동했다는 것.
최씨는 “고모역에서 그대로 가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화물열차는 철로에 거대한 장애물(화물열차)처럼 버티고 서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은 뒤따라오던 무궁화호에 연락되지 않았다.
무궁화호 열차 기관사 김모씨(36·김천기관사 사무소)는 “고모역을 지나칠 때 사령실로부터 화물열차가 정차해 있다는 내용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사령실이 열차운행상황을 제대로 전달했는지, 무선 연락을 받고서도 기관사가 계속 열차운행을 강행했는지 조사 중이다.
▽나사 풀린 시스템=만약 부산 사령실과 역 사령실의 교신이 정확했고, 이를 기관사가 제대로 받았다면 무궁화호열차는 고모역을 출발하지 않았어야 했다.
부산 사령실측은 “통신식으로 운행할 경우에는 역장 책임에 따라 운행 지시를 해야 한다”며 “무궁화호를 주의해서 통과시키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산역과 고모역측은 “부산 사령실의 지시에 따라 무궁화호를 통과시켰다”고 반박했다.
역 관계자들은 “모니터를 볼 수 있는 부산 사령실이 철로 상황을 더 잘 알 수 있다”며 지령실과 기관사들의 상황 파악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이날 열차에 장착된 자동정지시스템도 가동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자동정지시스템은 전방에 방해물이 나타날 경우 자동으로 열차를 서게 하는 장치다.
경찰은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개가 낀 것은 아닌 것 같다”며 “기관사들이 전방 주시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출근길 날벼락=사고 열차 승객(172명) 가운데 발전차량과 연결된 6호 객차의 피해가 컸다.
열차가 화물열차를 추돌하는 충격으로 6호 객차 연결 부분이 530cm가량 푹 찌그러들었다.
사망자는 6호 객차 입구 쪽에 탔던 승객들이다.
이 중 어머니 정모씨(29·여·경북 성주군 성주읍), 누나(8)와 함께 여행하던 이모군(4)이 숨져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정씨 가족은 이날 새벽 왜관을 출발해 부산 해운대의 수족관으로 체험학습을 가던 길이었다.
다리를 크게 다친 정씨는 “아들이 크게 다쳐 수술을 받고 있다”는 친척들의 거짓말에 “수술 중 피가 부족할 텐데…”라고 걱정하며 연방 아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사고 발생 3시간 뒤 아들은 카메라를 목에 걸고 숨진 채 발견됐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중앙일보 2003년 8월8일
올들어 사고 9건 예년의 2배 수준
[중앙일보 최준호 기자] 최근 철도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안전에 대한 정부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 발생한 대형 열차 사고는 9건.
예년의 두배 수준이다.
아무리 큰 규모의 회사라도 사업장에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거의 문을 닫게 될 정도로 경제적 타격이 심각한 게 일반 기업의 현실이다.
하지만 철도의 경우 세금으로 피해보상을 해주고 복구를 하는 등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철도안전에 관한 법률이 갖춰지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승객과 화물에 대한 안전은 철도청장의 훈령만으로 느슨하게 관리된다.
철도기술연구원 왕종배 박사는 “철도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는 어느 정도 이뤄졌으나 시설 관리 등에 대해서는 신경을 거의 쓰지 않은 게 우리 철도의 현실”이라고 말한다.
정부의 철도개혁 조치를 둘러싸고 노사가 오랫동안 마찰을 빚어온 것도 안전을 저해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실제 지난 6월 29일 대전시내 가수원역 구내에서 철도파업으로 대체 투입된 기관사 강모(40)씨가 몰던 화물열차가 역무원 이모(50)씨를 치어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대전=최준호 기자 choijh@joongang.co.kr

사회 > 프레시안 2003년 8월8일
1백여명 사상한 경부선 사고 또 ‘인재’인가 – ‘기관사 부주의’ 또는 ‘바뀐 신호체계’, 원인으로 추정돼
8일 대구시 사월동 경부선 선로에서 일어난 대형 열차사고가 인재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2명 사망, 1백여명 부상

이날 오전 7시14분경 일어난 화물열차와 무궁화호의 열차추돌로 2백여명의 승객이 타고 있던 6량의 객차는 특히 무궁화호 열차의 앞부분 객차의 피해가 커 이 객차에 타고 있던 승객 이영경씨(34)와 이석현군(4)이 숨졌으며 객차끼리 꼬리를 물고 연쇄 추돌하며 1백여명이 타박상과 골절상등 부상을 입었다.

화물차를 추돌한 무궁화 열차의 앞부분은 견인조차 힘들만큼 심하게 구겨졌고 무궁화호 열차의 앞부분은 3번째 열까지 앞 객차를 밀고 나가면서 완전히 구겨져 사망자와 부상자 구조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조사에 나선 경찰과 철도청은 통신식 신호방식을 시험 중인 고모역과 경산역 사이 구간에서2661호 화물열차가 정차신호에 따라 정차해 있던 중 미처 이를 보지 못한 303호 무궁화열차가 뒤에서 들이받아 일어난 것으로 보고 다각도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바뀐 신호방식을 알지 못하고 있던 무궁화열차 기관사가 사고지점에서 선로 옆에 있던 신호를 감지하지 못해 이런 사고가 난 게 아니냐고 추정하고 있다.

경찰과 철도당국은 또 열차의 진행과 서행정지를 지시하는 신호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집중 조사중이다. 철도당국은 고속철도 건설공사가 진행 중인 사고지점에서 신호기 교체작업이 벌어지고 있어 신호체계이상으로 정지신호를 보지 못한 무궁화열차가 40~50m 전방에 이르러서야 화물열차를 발견 급제동했으나 추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뀐 신호체계 숙지미비가 사고 부른 듯

관계자들은 사고원인으로 신호기가 정상작동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무궁화호 열차와 화물차, 경산역과 고모역, 철도청 부산지방사무소 사령실 등 5곳간의 원활한 무선교신이 이뤄지지 않아 기관사가 바로 앞에 화물열차가 서있는 것을 모르고 진행하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는 사고 당시 열차가 시속60㎞로 달리고 있었고 사고지점이 경부고속철도 건설공사 구간으로 당시 신호기 시험작업 중이었기 때문이다.

열차의 진행과 서행, 정지를 지시하는 신호기가 이날 시험작업으로 정상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에는 기관사가 신호를 제때 감지했다 하더라도 신호기가 정상작동하지 않아 화물열차가 고모역과 경산역 사이에 있을 때는 무궁화호가 고모역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정지신호가 작동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서행신호가 표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궁화호 기관사, 50미터 전방에서야 화물차 발견

이밖에도 기관사가 선로 옆에 설치된 신호를 제때 또는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거나 전방주시를 게을리 해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기관사 최창대(35)씨는 사고 직후 고모역을 지나면서 ‘통신식운행’을 한다고 보고를 하고 운행하던 중 갑자기 화물열차가 앞에 서있어 급제동을 했으나 거리가 짧아 충돌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무궁화호 열차가 직선선로 임에도 불구하고 앞서 정차해있던 화물차를 40~50m 전방에서야 발견한 점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무궁화호 기관사인 김씨는 당시 선로에 안개가 짙게 깔려 있어 시계가 짧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정황들은 기관사나 역 관계자, 신호기 운용 담당자, 사령실관계자 등 철도청 관계자의 부주의로 귀착돼 철도청이 또다시 인재에 의한 참사를 빚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 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무궁화호 열차 기관사가 선로 옆에 설치된 신호를 제때 또는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거나 열차의 진행과 서행, 정지를 지시하는 신호기가 정상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났을 것으로 보고 기관사와 고모역 역무원 정모(30)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며 열차운행기록이 담긴 타코메타와 기관사들 사이의 교신테이프, 동대구역 및 고모역 근무일지 등도 확보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손봉석/기자

연합뉴스 2003년 8월8일
[철도사고 수습에 모두 “한마음”]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8일 오전 발생한 경부선 열차 추돌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공무원과 시민, 지역 의원들이 적극 나서 가슴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청은 이날 오전 8시께 철도사고수습 대책본부가 철도청이 있는 대전에 꾸려졌다는 소식을 접한 후 구청 건물 2층 상황실에 철도사고수습 지원본부를설치, 사고 수습에 힘을 보탰다.
사고 발생 직후 구청 직원 60여명은 현장으로 나가 잔재물을 제거하고 부상자및 구조대원들에게 물과 수건을 전달했으며 또다른 직원 20여명은 각 병원에서 사상자 파악에 나서는 한편 애가 타는 환자들의 가족에게 전화연락을 대신해 주기도 했다.
또 철도사고수습 지원본부에서는 구청 직원 20여명이 하루종일 비상연락망을 가동하고 뒤늦게라도 부상자가 한 명이라도 더 나올까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규택 수성구청장은 이날 “관내에서 일어난 대형 사고이니만큼 힘들고 지친 부상자들에게 작으나마 위안이 되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사고 현장 인근의 사월 보성아파트 부녀회는 사고 소식을 접한 후 아파트내 방송을 통해 각 가정으로부터 생수, 얼음물 등을 접수받아 현장에 지원하고 간식용 빵과 수건 등 70만원 상당의 구호물자를 현장으로 전달했다.
또 수성구 시지동의 월마트도 100만원 상당의 음료와 빵을 현장에 지원하고 10여명의 직원들이 현장으로 나가 주변을 정리하는 등 사고 수습에 적극 나섰다.
한편 이날 오후 이해봉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4명이 철도사고수습 지원본부를방문해 사고 현황을 보고받은 후 사고 수습에 애쓰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했다.
또 박승국 한나라당 의원이 철도청에 전화를 걸어 “자치단체가 이렇게 고생하고있는데 철도청이 사고 발생지점과 동떨어진 대전에다 대책본부를 꾸려서 어쩌겠다는거냐”며 항의해 뒤늦게 이날 오후 6시께 동대구역에 현장 사고대책본부가 꾸려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2003년 8월9일
“올 철도 여객사고 60% 급증”
(대전=연합뉴스) 윤석이 기자 = 올 들어 철도청의 열차 여객사고가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철도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열차 여객사고는 2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5건에 비해 60.0%(75건)나 급증했다.
사상자 수도 지난달까지 사망은 36명으로 지난해의 19명에 비해 89.4%, 부상은225명으로 지난해의 161명에 비해 39.8% 각각 증가했다.
특히 8일 대구에서 발생한 열차 추돌사건을 포함했을 경우 사상자 수는 이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철도건널목 사고 역시 올 들어 34건으로 지난해 29건에 비해 17.2%, 열차 진로방해 등 각종 운전장애 사고도 255건으로 지난해 238건에 비해 7.1% 증가한 것으로집계됐다.
이처럼 열차 여객사고가 급증한 것은 내년 4월 고속철도 개통 등을 앞두고 전국에서 기존선 전철화, 시설 정비 등 시설개량사업이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사고 요인이 많았던 반면 대비책 마련은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발생한 대구 열차 추돌사건도 고속철도 개통을 위해 기존 선로를 개량하는공사를 벌이던 중 일어났다.
이와 함께 올초부터 급박하게 진행된 철도 공사화 논의에 따른 조직내 불안감확산과 6.28 총파업, 노조원 대량 중징계 등 노사관계 악화 등으로 조직 기강이 흐트러지면서 안전사고를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도 사고있다.
철도청 관계자는 “철도 공사화와 노조 파업 등으로 직장내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안전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라며 “보다 체계적인 안전관리로 사고를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2003년 8월10일
[취재일기] 나사 풀린 철도원들
[중앙일보 정기환 전국팀 기자] ▶고모역 사령(화물열차 기관사에게):”고모~경산 간 통신식 시행합니다.

정상운행합니다.

” (8일 오전 7시2분) 경산역 사령:”하행선을 통신식으로 운행합니다.

” 화물열차 기관사:”아니, 정상운행인데 신호를 무시하면 됩니까.” (8일 오전 7시5분) ▶무궁화호 차장:”말씀하세요.” 경산역 사령:”속력을 줄여서 가주세요.”(8일 오전 7시9분) ▶경산역 사령:”좀 빨리 들어오세요.

뒤에 차가 밀려 있습니다.

” 화물열차 기관사:”지금 뒤에 충격이 와서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8일 오전 7시10분) ▶무궁화호 차장:”6호 객차에서 사람이 객차 사이에 많이 끼어 있다고 합니다.

절단기 부탁합니다.

” 경산역 사령:”지금 연락하고 있습니다.

“(8일 오전 7시18분) 여름날 아침, 출근길 시민들을 참변으로 몰아 넣었던 경산 열차 추돌사고.
이번 사고도 여느 철도 사고처럼 일부 철도원의 얼빠진 근무자세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화물열차는 두차례나 차량 운행방식이 통신식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통보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관사는 두번째 통보를 받은 뒤에도 웬 통신식이냐는 식의 반응이다.
녹취록을 검토하던 한 수사관은 “기관사들이 운행방식 개념조차 모르는 것 같다”며 어이없어했다.
무궁화호는 사고 직전 속력을 줄이라는 지령을 흘려들은 것으로 드러났다.
추돌 전 시속이 1백5㎞로 정상이었기 때문이다.
화물열차가 고모~경산 구간을 빠져 나가기도 전에 무궁화호를 진입시킨 고모역의 조치는 지난 2월 대구지하철 화재 당시 “조심 운전 하세요”라며 1080호 전동차를 불구덩이로 몰아넣은 당시의 사령실을 떠올리게 한다.
한 시민은 “이런 상태에서 고속철도시대를 맞으면 사고도 첨단.고속화할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중앙일보 2003년 8월11일
불안 싣고 달리는 철도
[중앙일보 최준호 기자] “가장 안전하다는 열차마저 툭하면 대형 참사니….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되풀이되는데도 철도청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10일 서대전역 매표구에서 서울행 무궁화호 승차권을 구입하던 金모(51)씨는 지난 8일 발생한 경산역 추돌사고를 떠올리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 이번 사고의 직접 원인으로 드러나고 있는 기관사와 역무원 간의 무선교신 착오와 기관사가 전방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운전 부주의로 올 들어서만 석달 간격으로 세 번 이상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월 호남선 정읍역 부근 철로 위에서 침목교체 작업을 하던 인부 7명이 숨진 사고, 지난 5월 경남 양산과 서대전역 부근에서 각각 발생한 탈선사고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철도청은 안전시설을 도입하는 데만 치중할 뿐 새로 도입된 안전시설에 대한 운행기법 등 시설 관리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 유사 사고 재발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불안한 운행=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열차 승객 사고는 2백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백25건)에 비해 75건(60%)이나 늘었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36명으로 지난해보다 17명(89%), 부상자(2백25명)는 64명(40%) 증가했다.
최근 발생한 사고의 대부분은 상식을 벗어난 철도 종사자들의 안전불감증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15일 전북 정읍시 감곡면 호남선 감곡역 1백50m 전방에서는 철도청이 열차 선로 변경 사실을 기관사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아 선로 해체작업을 하던 인부 7명이 무궁화호에 치여 숨졌다.
이에 앞서 5월 30일엔 경부선 물금역 부근을 달리던 무궁화호가 정비 불량으로 객차 연결고리가 끊어져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고속철도 개통 준비 등으로 사고가 예견되는 공사구간이 늘었는 데도 당국의 대비가 허술해 사고를 부른 예도 적지 않다.
지난 5월 대전 지하철 철재빔 추락으로 40여명이 중경상을 입은 열차사고, 이번 대구 열차 추돌 사고가 이 같은 경우다.
철도 노사관계가 불안에 따른 운행인력 부족도 사고를 부르는 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지난 6월 철도파업 당시 대전 가수원역에서 대체 투입된 기관사가 역무원을 치어 발목 절단 사고를 냈다.
또 파업 참가자 대규모 직위해제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11개 노선 22개 열차가 두 달째 운행중단 상태에 있다.
?대책=한국철도기술연구원 왕종배 박사는 “철도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는 어느 정도 이뤄졌으나 시설 관리 등에 대해서는 다소 소홀한 게 우리의 철도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철도 종사원들에게 전문적인 안전관리 교육을 시키거나 선진국의 안전관리 기법을 도입해 활용하는 등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철도청은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안전관리 체계를 재정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2003년 8월11일
화물차 운행 중에 무궁화호 진입시켜 사고
[중앙일보 홍권삼 기자] 대구시 수성구 사월동 경부선 철도 열차 추돌사고는 고모역 역무원이 신호기 교체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구간에 화물열차가 진행 중인 것을 알면서도 무궁화호 열차를 추가로 진입시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화물열차는 신호를 무시하고 운행해야 하는 공사구간에서 신호기의 지시에 따라 정지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부선 경산역과 고모역 사이에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경부고속철도 개통과 관련, 신호기 교체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10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고모역 역무원 鄭모(30)씨와 화물열차 기관사 崔모(50)씨 등 관련자 5명을 입건했다.
鄭씨는 사고 직전 경산역과의 통화에서 화물열차가 경산역에 도착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무궁화호 열차 기관사 金모(35)씨에게 이 구간 진입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鄭씨가 철도청 부산지역사무소 운전사령 朴모(37)씨의 무궁화호 열차 출발 지시를 무조건 통과로 잘못 이해한 것으로 파악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화물열차 기관사 崔씨는 고모역과 경산역 근무자에게서 “통신식으로 운행한다.
신호기 신호를 무시하라”는 지시를 받고도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선로에서 신호등이 작동하는 것을 보고 신호에 따라 운행하는 시스템으로 바뀐 것으로 판단, 적색 신호가 들어오자 정지해 사고를 유발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