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직업상담원, 근골격계질환 노출 심각

서울·강원지역 및 광주지역 각각 45.1%, 65.9% 의사 진단 필요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업상담원들의 건강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노동부 직업상담원노조가 직업상담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강원지역 직업삼당원 조사 대상자 255명 가운데 45.1%가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하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광주지역 직업상담원 조사 대상자 170명 중 65.9%인 112명이 의학적 검진이 요구되는 근골격계 증상을 보였고, 특히 이 가운데 심각한 증상을 보여 진단과 함께 치료가 요구되는 노동자는 53명으로 조사 대상자의 31.2%를 차지했다.

또 근골격계 증상을 기준으로 보면 어깨 증상이 48.2%, 허리 증상 28.8%, 목 증상 28.2%, 손가락·손목 증상 20.6%순으로 나타나 직업상담원의 작업 자세와 근골격계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업무별 근골격계 유병률이 다소 차이를 보였는데, ‘취업지원 및 고용보험 전반’ 업무가 54.5%, ‘피보험자격관리’ 업무가 50.0%순으로 나타나 ‘직업지도프로그램’ 업무 14.2%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광주노동보건연대는 “‘고용보험 업무 전반’, ‘취업지원 전반’의 업무는 다른 업무와는 달리 여러가지 업무를 동시 수행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고, ‘피보험자격관리’ 업무는 컴퓨터 입력작업을 주로 하는 업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직업상담원은 상담자와 마주보며 컴퓨터 입력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모니터가 옆으로 치우쳐 있어 목을 옆으로 돌린 상태로 컴퓨터 작업을 할 수밖에 없고, 전화상담과 컴퓨터 작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아 장시간 목에 끼우거나 한손으로 들고 있을 때가 많다”며 “이러한 자세는 거북목증후군 및 VDT증후군을 유발해 어깨와 목에 장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또 직업상담원들의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수준을 조사한 결과 서울·강원지역은 조사대상자의 50.2%가 ‘고위험 스트레스군’으로 분류됐고, 광주지역도 조사대상자의 73.9%가 ‘고위험 스트레스군’으로 분류됐다. 고위험 스트레스군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 뇌심혈관계 질환, 과로사 등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노조 한 관계자는 “직업상담원들의 근골격계 증상이 이미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그 원인은 과도한 업무강도 및 스트레스와 현저히 부족한 인력에 기인한 것임에도 정작 노동부는 그 심각성 자체에 대해 부인하고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해당 증상으로 산재신청을 하더라도 근로복지공단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산재판정을 위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지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노동부직업상담원노조는 “직업상담원의 높은 근골격계 유병률은 원인으로 작용할 만한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노동부의 직업상담원에 대한 구조조정은 인력의 꾸준한 감소, 업무량의 증가, 고용의 불안정성의 증가, 임금 차별을 불러왔고, 이는 직업상담원의 노동강도와 직무스트레스를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부적절한 작업 자세와 증가된 노동강도, 과도한 직무스트레스 등이 근골격계 직업병 및 정신신체적 증상을 일으킬 개연성을 확보했다는 것.

이에 따라 근골격계 증상을 호소하는 조합원들에 대한 건강검진과 공식적인 치료, 과도한 직무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노동조건 개선 및 인력 확충, 고용 불안정성 등이 해소돼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