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공무원 ‘폭력성’ 민원전화에 정신치료까지”
인천의 한 구청 여직원이 계속되는 폭력성 민원 전화 때문에 정신치료까지 받았다며 공무원들이 폭력성 민원 전화에 대한 대응책을 요구하고 있다.
26일 인천 자치구와 공무원들에 따르면 인천시 모 구청 차량등록팀에 근무하는 A(24·여)씨는 과태료 건과 관련된 업무를 보느라 하루 평균 70~80통의 민원전화를 받고 있다.
특히, A씨가 하루 3~4차례 입에 담기조차 힘든 욕설을 받을 때면 화장실에서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등 최근 마음 고생이 심해 최근 몸무게가 5kg이나 줄었다.
매일 이어지는 항의성 민원 전화에 정신적 충격을 받아온 A씨는 지난 16일 쇼핑을 나왔다 길거리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그는 그 다음날 종합병원에서 정신치료를 받았으며 아직도 스트레스 때문에 위와 식도에 문제가 생겨 일주일에 2~3차례 병원을 오가며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에서도 “스트레스 지수가 꽤 높고 면역력이 없다”며 절대 안정을 요구했지만 밀려드는 민원 업무에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퇴근후에는 아예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A씨는 “민원인들이 가끔 자초지종은 얘기하지 않고 처음부터 전화로 다짜고짜 욕을 하기도 해 지금은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두근두근거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공무원들은 “자의든 타의든 군사정권 때 공무원들이 국민 위에 군림한 탓에 후배 공무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는가 하면 “구청에서 신청부서에 한해 민원용 녹음전화기 설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대응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인천 모 구청 교통행정팀에 근무하는 문모(41)씨도 “일부 민원인들이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욕을 하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특히 어린 여직원을 상대로 심하게 욕설하는 경우가 잦다”고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 계양구는 지난해 8월부터 민원성 폭력전화가 자주 걸려오는 당직실과 교통행정과, 건축과 등 9개 부서에 전화내용 녹취 및 발신자표시가 되는 전화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