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동포 노동자 직업병 의심 사망

[부산일보 2006-05-08 12:12]

최근 부산에서 직업병 유발 화학물질인 디메틸포름아미드(DMF)에 중독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숨짐에 따라 노동부가 긴급 역학조사에 나섰다.
8일 부산지방노동청 북부노동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녹산산단의 피혁업체에서 일하던 재중동포 산업연수생인 김모(34)씨가 급성 전격성 간부전 증세로 사망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입국해 녹산산단의 A업체에서 지난 2월 6일부터 DMF 등의 원료를 배합하는 공정작업을 해 왔다.

김씨는 지난 2월 건강진단에서 간 효소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뒤 지난달 11일 정밀건강진단에서는 DMF 중독을 파악하는 요중 NMF 농도가 정상인 기준치에 비해 7배나 높고 간 기능도 더욱 악화돼 급성 전격성 간부전으로 진단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끝내 숨졌다.

북부노동사무소 관계자는 “김씨가 DMF를 취급하는 업체에서 일해 온 만큼 DMF 중독으로 간 기능이 악화됐을 것으로도 의심되지만 근무 기간이 짧은 데다 평소 간기능이 약한 김씨가 중국에서 들여온 한약을 꾸준히 복용해 온 것으로 나타나 이 부분이 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며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조사에 착수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이르면 다음주께 작업환경 조사 등 본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북부노동사무소도 A업체에 김씨와 함께 배합작업에 참여한 6명의 종업원들에 대한 정밀 건강진단을 지시하고 DMF를 취급하는 타 업체들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각종 화학반응의 용매로 이용되는 DMF는 오래 흡입하면 간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는 물질로 노동부의 직업병 주요 조사대상 화학물질 가운데 하나이다.

강희경기자 him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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