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광우병 검사 1/10로 줄여…수입재개에 영향 없어야”

[프레시안 2006-07-2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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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강양구/기자] 미국 정부가 올해 8월 말부터 자국의 광우병 검사 프로그램을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하려고 해 소비자 단체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존하는 광우병 위험을 호도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미국 CBS 방송은 농무부가 지난 20일 광우병 검사 수준의 축소 방침을 밝힌 이후 소비자 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 20일 마이크 요한스 미국 농무부 장관은 “2003년 12월 광우병 소를 처음 발견한 이후 하루 1000건 가량의 광우병 검사를 실시했으나 발병 빈도가 낮아 검사 수준을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요한스 장관은 자국 내 광우병 검사의 축소 방침을 밝히면서 “이런 조치가 일본 등과 추진 중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요한스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의 당사국으로 한국은 아예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도 않았다.

이런 요한스 장관의 발표 이후 미국 소비자연맹(Consumer Union) 등 소비자 단체는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연맹의 대변인 마이클 핸슨은 “만일 100% 광우병 검사를 한다면 결코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검사를 확대하기는커녕 축소하려는 정부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마이클 핸슨은 “유럽에서는 겉으로 보기에 건강하게 보이는 동물도 소비자에게 공급되기 전에 검사를 통해 광우병 양성으로 밝혀진 적도 있기 때문에 광우병 검사를 철저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다시 한 번 질타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전두 검사를 한 결과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안전하다”고 보증한 30개월 이하의 소에서도 광우병이 발생해 충격을 줬었다.

이런 사정 탓에 그 동안 미국의 소비자 단체 등은 “미국에서는 연간 도축되는 소 3500만 마리 중에서 단 1%를 대상으로 광우병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쇠고기 가공업체의 검사도 오직 육안으로만 이뤄지고 그것도 87%의 소는 죽은 상태로 들어오기 때문에 미국의 광우병 검사 조치는 무용지물”이라고 비판해 왔다.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편집국장은 “이런 미국의 광우병 검사 축소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오염 실태를 호도하게 만들 수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광우병 공포에 더욱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강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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