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누가, 왜, 자꾸 민간의료보험 도입을 논하는가?
– 정부는 건강보험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에 대하여 고심하기를 바란다.

1.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월 14일, 민간의료보험 연구팀이 이날 보고한 활성화 대책을 토대로 각계의 의견을 모아 향후 민간의료보험 도입에 대한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논의가 촉발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하여 시민사회노동단체가 부정적 견해를 표명하며 도입 반대를 천명한 것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사회노동단체가 제시한 반대의 근거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첫째, 어떠한 형태로든 민간의보가 도입될 경우, 현재도 보장성이 취약하고 본인부담이 높은 건강보험이 유명무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정부가 민간의보를 도입하고자 하는 것은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시키려는 목적과 관련하여 올바른 방법이 아니며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셋째, 민간의보의 도입은 건강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넷째, 민간의보가 도입된다면 여러 가지 이유로 오히려 국민의료비가 증가할 것이다.

3.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이유로 끊임없이 도입 반대를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왜 자꾸 민간의보 도입을 논하는가? 현재 민간의보 도입을 주장하는 세력들은 주로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보험회사, 건강조차도 시장에서 사고 파는 것으로 간주하는 일부 자유주의 보건의료경제학자와 의료공급자들, 그리고 건강보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보건복지부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왜 자꾸 민간의보 도입에 대한 애드벌룬을 띄우는 지가 명백해진다. 이들은 노동자의 건강 불평등을 대가로 자신의 잇속을 챙기려는 자들과, 그에 편승하여 기득권을 누리려는 자들, 그리고 자신의 책임을 방기하고 오히려 이들이 치는 장단에 놀아나는 꼭두각시가 되고자 자처하는 이들이다.

4. 우리는 노동자의 건강 불평등을 대가로 돈을 벌어들이려는 이들의 시도에 대하여 결연히 반대한다. 정부는 건강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마저 불평등을 심화시키려하는 이들의 장단에 어깨춤을 추는 꼭두각시 같은 태도를 버리고, 건강보험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에 대하여 고심하기를 바란다. 민간의료보험 연구팀의 보고서는 폐기처분되어야 한다.

2001. 12. 17

노동건강연대